28일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조립3 라인. 조준구 샤시5조장의 얼굴엔 피곤함이 묻어났지만 웃음기가 가시질 않았다. 5월부터 G4렉서턴 양산에 돌입하면서 생산 물량이 급격히 늘었다. 주간 8시간에 더해 매일 야간에도 3시간씩 잔업을 한다. 토요일에는 항상 특근이다. 잔업과 특근 시급은 주간의 150%. 한 달로 놓고 보면 가져가는 돈이 50% 이상 늘었다.
이날 찾은 쌍용차 평택 공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2년 전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2교대로 전환한 조립 1라인의 불이 꺼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G4렉스턴을 생산하는 조립 3라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5월 G4렉스턴 양산에 들어가면서 한 달 동안 조립 3라인에서 생산하는 물량은 5,200여대로 전보다 1,000대 넘게 늘었다. 프레임 차체 구조인 G4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가 각각 3,000여대와 2,000여대씩 생산된다. 조립 3라인에 소속된 278명의 작업자들은 쉴 틈이 없다. 여기엔 과거 2009년 쌍용사태 당시 해고됐다가 최근 복직한 26명의 근로자도 포함돼 있다.
G4렉스턴은 과거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왕좌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차종이다. 쌍용차는 단순히 많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로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조립 3라인 내에서 프레임 및 차체를 조립하는 세부 라인 천장에는 ‘무결점 Y400(G4렉스턴의 프로젝트명), 하나된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문구가 걸려 있다. 김춘식 조립 3라인 팀장은 “조립 라인에서 100여개 공정을 거쳐 G4 렉스턴이 완성된다”면서 “이후에도 2개 라인에서 휠과 헤드램프, 브레이크 등에 대한 개별 테스트를 거치고, 주행 테스트를 마쳐야 출고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G4렉스턴 생산에 돌입하면서 300억원을 들여 설비도 보강했다. 조립 전 차의 몸통을 만드는 차체 공장에 들어서자 끼익~ 끼익~ 하며 기계음이 귀를 때렸다. G4렉스턴 차체를 만드는 3라인에 있는 로봇만 105대. 천정과 양 문 등 각 부분을 용접하는 공정 사이에서 47대의 운반 기계가 차체를 옮겼다. 용접 라인엔 이물질을 줄이는 장치도 도입했다. 조립 라인에는 ‘풀 프루프’라인 전동 툴의 비중을 늘렸다. 전동 드릴에 토크 값을 미리 설정해 수작업의 오류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차는 개별 작업이 끝난 후 상단의 모니터에서 OK 사인이 떠야 다음 공정으로 이동했다. 조준구 조장은 “각 공정에서 즉각적으로 불량을 잡아주면서 이전 공정에 대한 신뢰도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G4렉스턴의 해외 수출에 나서는 동시에 하반기 픽업트럭 Q200(개발명)과 티볼리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은 “G4렉스턴은 내년 초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으로 10월부터 수출 물량이 선적된다”며 “티볼리 역시 올해 중으로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2019년에는 신차 수준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디젤 일변도인 엔진 라인업도 휘발유로 확대한다. 송 본부장은 “2.0GDI 터보 엔진을 올해 중 개발해 G4렉스턴의 수출 물량에 탑재할 계획”이라며 “2019년 티볼리와 코란도C 후속 모델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1.5GDi 터보 엔진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내년 Q200 양산과 동시에 조립3라인을 2교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적인 신차 양산을 통해 지난해 16만대의 생산실적과 62%의 공장 가동률을 2019년까지 각각 20만대, 80%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평택=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