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분양사업장의 중도금 집단대출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선 분양단지의 계약률이 80~90%에 미달될 경우 대출을 거부하고 있는 분위기 때문인데요. 작년 말부터 분양한 단지들은 올 하반기에 1차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는 만큼 시행사 뿐만 아니라 분양계약자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보도에 정창신기자입니다.
[기자]
하반기 중도금 집단대출에 비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최근 은행권에선 분양단지의 계약률이 최대 9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집단대출 협약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29일) 건설산업연구원은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허윤경 /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분양)계약률 자체가 90% 이상일 때 협약이 이뤄지는 형태… 전년 하반기에 나왔던 물건 중에 일부 계약률이 떨어지는 물건에 대해서는 중도금 협약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보통 분양시장에선 계약 후 6~8개월 가량 뒤에 1차 중도금 납부가 시작됩니다.
작년 11월 이후 분양한 단지들은 오는 7월부터 중도금을 내야한단 뜻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작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집계한 신규 분양물량은 총 10만5,475가구에 달합니다. 전년 같은 기간(15만9,959가구)과 비교하면 34% 줄어든 물량입니다.
실제로 분양현장의 중도금 대출은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한국주택협회가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분양한 116개 사업장 중 조사에 응한 52개 사업장(3만8,193가구)을 살펴봤더니 대출협약이 완료된 단지는 15곳(1만826가구)에 불과했습니다.
대출거부 3곳(2,430가구), 협의 중인 단지가 34곳(2만4,937가구)입니다.
집단대출은 시행사나 건설사에서 금융권과 협약을 맺어 분양자에게 대출을 해주는 만큼 개인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저렴합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시중은행 대출금리를 확인해 보니 4월 기준 집단대출 3.06%, 주택담보대출 3.21%, 일반신용대출 4.52%로 나타났습니다.
집단대출을 받지 못하고 신용대출로 중도금을 해결할 경우 이자부담이 커지는 겁니다.
정부는 이달 분양권 전매금지를 확대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했고, 다음달 가계부채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대출받아 아파트 투자에 나서는 수요자의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강민우 /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