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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민주주의의 정원] 상호·감정적 '정원형 지성'이 민주 사회 토양

■에릭 리우 외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최순실 국정농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를 역설했다. ‘실질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뜨거운 가운데 그렇다면 과연 대중은 민주주의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어떤 면모를 갖춰야 하는 것일까?

책은 이에 대해 ‘정원형 지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파한다. 즉 합리적인 인간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세계, 즉 지금까지 모두가 믿어온 틀을 ‘기계형 지성’으로 규정하고, 비합리적이지만 선의를 가진 인간과 생태계로서 변화하고 숨 쉬는 세계를 믿는 ‘정원형 지성’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시각과 사유 방식이라는 것. 저자는 ‘정원형 지성’의 특징을 ‘상호적, 대략적, 감정적’으로, ‘기계적 지성’의 특징을 ‘이기적, 계산적, 합리적’으로 각각 규정한다.


정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기심 역시 유연하고 다차원적인 것이기에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것에 주목한다. 사람은 한없이 이기적이거나 매사에 합리적이기만 한 주체가 아닌 꽤나 감정적이며 이따금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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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책은 개인과 시스템의 유기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전통 경제학을 비롯한 기존의 ‘기계적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이 직면한 모든 문제가 직원 모두의 문제가 되는 조직 문화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방식과 그들이 얻은 높은 성과에 주목했다. 또 이들처럼 사회가 직면한 모든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되는 시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이나 저절로 부가 퍼져나가는 ‘낙수 효과’는 없다는 것. 상대방의 이익을 통해 나의 이익을 실현하고 우리 모두의 삶을 고려하는 시스템이야말로 앞으로의 사회가 지속되기 위한 시민들의 실험실이자 민주주의라는 정원이다. 1만4,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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