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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2017상반기:MBC드라마] ‘역적’-‘군주’, 사극 효자로 지킨 자존심

올해 상반기 MBC 드라마에 사극 장르가 없었다면 시청률 두 자릿수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 월화극을 살렸고, 5월부터 현재까지는 ‘군주-가면의 주인’이 수목극에서 드라마 왕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의 열연을 시작으로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의 인생연기가 빛났으며, ‘최고의 사랑’ ‘골든 타임’ ‘킬미 힐미’의 김진만 PD가 연출력을 발휘했다. 또한 백성이 중심이 돼 연산을 무찌르는 이야기는 탄핵 정국과 맞물리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회에서 14.4%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진=MBC ‘역적’, ‘군주’/사진=MBC ‘역적’, ‘군주’


‘역적’의 후속으로 방송된 ‘파수꾼’은 사랑하는 이를 범죄로 잃고 하루아침에 일상이 산산조각난 이들이 모여 정의를 실현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시영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가 돋보인다. ‘트윅스’의 손형석 PD가 이를 쫄깃한 연출로 완성해냈음에도 성적은 개운치 않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시작한 ‘쌈 마이웨이’, ‘엽기적인 그녀’에 이어 동시간대 3위다. 다만 격차가 크지 않으니 후반부 반등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올해 초, 수목극으로는 ‘미씽나인’과 ‘자체발광 오피스’가 나란히 방송됐다. ‘미씽나인’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라진 9명의 행방과 그 속에서 숨은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여느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설정으로 한국판 ‘로스트’를 꿈꿨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개연성 없어지는 전개가 아쉬웠다. 결국 4%대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미씽나인’ 후속이었던 ‘자체발광 오피스’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계약직 직원의 오피스 입문기를 다룬 드라마. MBC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으로서 계약직 문제 및 N포세대의 이야기를 다루며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같은 시기 방송된 KBS2 ‘김과장’ ‘추리의 여왕’에 밀려 눈에 띄는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다만 첫 회 3%대에서 7%대까지 꾸준히 상승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불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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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미씽나인’, ‘자체발광 오피스’, ‘파수꾼’/사진=MBC ‘미씽나인’, ‘자체발광 오피스’, ‘파수꾼’


현재 방송 중인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두 주인공 유승호와 김소현의 위태로운 사랑 줄타기와, 유승호-허준호-엘로 이어지는 권력 다툼이 관전 포인트다. 최근 다소 지지부진한 전개로 아쉬움이 있으나, 수목극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말에는 ‘불어라 미풍아’가 2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뒤를 이었으나, ‘막장’으로 흘러가는 전개로 인해 시청률은 10% 초중반에 머무르는 중이다. 전작과 후속으로 이어지는 두 드라마에는 중간에 연기자가 교체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불어라 미풍아’에서는 12회에 오지은이 부상으로 하차하고 임수향 투입됐다.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구혜선이 건강문제로 하차하고 6회에 장희진이 합류했다.

그럼에도 희망의 바람은 불어오나니,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 후속인 ‘도둑놈 도둑님’이다.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을 은밀하고 왜곡되게 조종하는 기득권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 12%대로 폭발적인 시청률은 아니지만 고구마 없는 드라마로 호평 받는 중이다. 소녀시대 서현이 연기자 서주현으로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두 남자주인공 지현우와 김지훈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여심을 저격한다.

사극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데 반해, 현대극에서는 아쉬운 성적이 이어졌다. 다양한 시도는 참신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다만 ‘자체발광 오피스’와 ‘파수꾼’이 작품성 면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비춰볼 때,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면 하반기 도약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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