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열린 ‘청산과 개혁 -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블랙리스트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오늘 오전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장관 등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해 구형이 있었고, 오후에 블랙리스트 관련 진상조사와 제도 개선을 위한 청산과 개혁이란 대토론회를 진행하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도 장관은 “인간은 누구나 검열, 감시,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배제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예술인에게 이러한 권리는 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블랙리스트 사태)처럼 재정적 사회적 배제는 역사에서 없어야 한다”며 “예술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평가는 관객, 독자, 청중이 하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 장관은 지난달 28일 발족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밝혔다. 도 장관은 “진상조사위원과 사전 준비팀(TF)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상의해서 (진상조사위의) 운영방향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출범한 사전 준비팀은 문체부 예술정책관을 포함, 분야별 과장급 인사와 민간인사로 구성됐다. 민간인사는 그간 블랙리스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던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의 소속 장르별 대표인사로 구성된다.
2003년 5,000억원에서 현재 불과 400억원밖에 남지 않은 문예진흥기금도 손 볼 예정이다. 도 장관은 “바닥을 드러낸 문예진흥기금의 안정적 확보 대책도 마련할 것”이라며 “예술인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예술인 복지관련 고용보험 문제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와 문화예술대책위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김미도 검열백서위원회 위원장은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블랙리스트 관련 언론의 보도를 꼬집으며 “가해자인 공무원들이 ‘블랙리스트 피해자’로 둔갑했다”며 “김기춘 등의 재판에서 진짜 피해자인 예술가의 목소리가 배제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