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측 미사일이 ICBM급으로 공식 확인될 경우 대북 군사옵션 등 독자 대응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대북 공조 강화와 압박이 최우선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초기 평가에서 북측 미사일을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보고 ICBM급은 아니라고 평가했던 미군은 우리 군과 함께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다. 한미 군 당국이 북측 ICBM 발사 성공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경우 트럼프 정부의 대북 군사옵션을 포함한 독자 대응 발걸음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을 포함해 다양한 대북 대응책 준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CNN은 29일 핵실험 또는 ICBM 시험을 북측이 강행하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옵션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압박을 꺼리는 중국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미국은 대북 압박에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 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는 할 일이 그렇게도 없느냐”고 비난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 이 난센스 같은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미사일 발사 활동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발표가 나오자 이날 오전에 이어 2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거듭된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는 것은 위협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며 “국제사회와 연계해 북한에 강한 자제를 요구하고 의연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G20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어 대북 공조 강화와 압박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일본 등 주요국 매체들도 북한의 ICBM 발사 성공 발표를 긴급 속보로 타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