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8일(현지시간)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양국 관계 개선이 이뤄지려면 일본이 관계 개선의 염원을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이날 G20 정상회의와 별도로 양자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일본과 갈등을 겪는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 “중일 양국이 수교 이후 체결한 4개 정치문건과 4개항의 원칙을 통해 역사와 대만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원칙을 확립했다”면서 “양국관계의 정치적 기초에 해당하는 중요한 문제들에 있어서는 어떤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양국관계 개선의 염원을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며 “일본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 규정에 따라 일을 처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양국관계가 긍정적인 변화에도 복잡한 요인들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에게 “올해는 일중 수교 정상화 45주년이고, 내년은 일중평화우호조약 40주년”이라며 “일본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양국관계를 개선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에게 정상 간 상호방문을 제안하자 시 주석은 머리를 끄덕이기는 했지만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시기를 포함해 구체적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강화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시 주석은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독자 제재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