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가 3년만에 감옥에서 석방돼 가택연금에 들어갔다. 반정부 운동을 주도했던 야당의 지도자들을 탄압해왔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이례적인 선택에 추가 석방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8일(현지시간) 로페스를 가택연금에 처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46살의 로페스는 지난 2014년 2월 3명이 죽고 수십명이 부상당한 반정부 폭력 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14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3년 넘게 군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석방된 로페스는 흰 셔츠를 입고 담장 위에 올라 집 바깥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저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대법원은 이번 결정을 ‘건강 사유’로 설명했지만 그의 모습에서 뚜렷한 건강 이상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로페스의 석방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야당은 투옥된 사람들이 정치범들이라며 최근 3개월동안 90명이 죽고 수백 명이 부상당한 마라톤 시위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로페스는 감옥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반항적으로 저항해왔기 때문에 석방 순위에서 최후의 인물로 여겨졌다.
이번 결정이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 전 총리가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석방소식을 최초로 전한 것도 라호이 총리였으며 사파테로 전 총리는 몇달 동안 베네수엘라를 오가며 정부와 야당사이를 중재하고 야당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로페스의 절친한 동료인 프레디 게바라 의원은 그가 가택연금된 지 몇시간 만에 자택 앞에서 대독한 성명에서 로페스는 자신의 신념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마두로 퇴출운동을 포기하느니 다시 감옥에 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 퇴진 시위는 9일로 총 100일째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