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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햄버거병’, 문제 원인은 국내서 찾아야

양현경 전 메아푸드 대표양현경 전 메아푸드 대표


햄버거 병으로 나라 안이 떠들썩하다. 의학적 병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덜 익은 햄버거 패티로 인해 발생했다며 피해자 가족이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하면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었다는 어린아이가 신장 질환에 걸렸고 원인은 O-157 균에 의한 것이라는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 종합편성 프로그램에 사건 중심에 서 있는 아이와 엄마, 그리고 변호사가 등장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햄버거 시장 위축은 불 보듯 뻔한 일이 됐다.


그런데 의문이 나는 것이 하나 있다. 고소인 대리 변호사는 역학조사에서 O-157균이 발견 됐으며 이는 수입육을 사용한 맥도날드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소 내장을 갈아 만든 햄버거 패티가 덜 익어서 소아인 아이에게 치명적인 신장병을 유발했다는 내용과 미국 본사에도 소송을 제기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필자는 패티를 이용해서 국내브랜드 크라제버거를 만든 경험이 있다. 각종 홈쇼핑 채널에 판매를 해봤고 ‘메아와규스테이크’를 후속타로 만들었다. 또 연예인 정준하 씨를 브랜드로 앞세워 ‘정준하의 블랙빈 스테이크’도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모두 판매에 성공을 했다.

햄버거 패티는 쇠고기, 돼지고기를 갈아서 만든 제품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맥도날드사의 패티에 쇠고기의 부산물이 들어 같다는 것과, 덜 익은 패티를 먹었다는 것, 그리고 쟁점은 덜 익은 패티 속 O-157균이 있었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는 2015년 기준으로 전국에 4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티는 한국에서 제조 하고 있다. 패티의 제조사는 세종시에 있는 맥키코리아다. 이 회사는 유한 회사로써 외국인 투자회사 법인이다. 맥키코리아의 매입 장부를 보면 어떤 것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수입쇠고기 부산물을 매입한 경우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사용을 했는지 제조 공정과 배합비를 봐야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다. 모든 식품은 식약처 고시에 따라 주원료의 함량비를 쓰게 되어 있고 칼로리를 표기해야 한다.

맥도날드 햄거버의 경우 쇠고기 패티는 호주산이나 뉴질랜드 청정우로 만들었다는 표기가 있다. 그리고 한우 버거도 있다. 패티 고기는 보통 트리밍육을 수입해 쓰고 있다. 이것은 한국 뿐 아니라 외국도 같은 실정일 것이다.


어차피 분쇄를 하고 간편식이므로 고급육을 쓸 것이라는 생각은 소비자도 하지 말아야 한다. 트리밍육이란 소를 도축하면 살로 나오는 부분이 약 40% 정도이다. 그 40%를 2분의 1로 분할 한 후 소고기를 숙성 한다. 그리고 부위 별로 나누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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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과 갈비, 안심과 양지를 나누고 여러 공정을 거친 후 남는 고기를 트리밍육이라고 한다. 국내 많은 업체들이 이것을 수입해 패티를 만들고 있다. 트리밍육은 CL(chemical lean)이라는 값을 매긴다.

CL은 화학적 살코기 함량을 뜻한다. 트리밍육 자체는 살코기와 지방만 있어서 75CL이라고 표기돼 있다. 이 경우 육함량이 75%라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 보통 우리나라는 50CL부터 수입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 미국은 정육을 다루는 곳과 부산물을 다루는 작업장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일반적으로 도축 후 부산물은 지하, 정육은 지상에서 견학할 수 있는 발골정형실에서 가공한다.

그러기에 이번 맥도날드사의 햄버거 병 소송은 다른 방법에서 원인을 찾아야 될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파는 햄버거는 한우를 이용한 패티도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 원인에는 국내 도축장도 자유롭지 못하다.

정확한 원인 규명은 맥도날드사 보다는 패티를 가공 제조하는 맥키코리아에 있다. 그리고 유통 과정을 보면 냉동 패티를 어떤 차로 운송 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냉동패티를 냉동으로 운반하지 않을 경우 아주 쉽게 변패된다. 그리고 각 매장의 보관 방법을 철저히 체크해야 한다.

보통 제조사는 6개 항목의 균검사를 한다. 대장균, 일반세균,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등을 외부 시험 기관에 의뢰를 한다. 이것은 법적의무사항이다. 맥도날드 미국 본사에 소송을 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맥도날드사의 패티 가공회사인 맥키코리아의 정확한 답변이고 그것이 이 문제를 조금이나마 빨리 풀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지루한 국제소송을 하는 기간 동안 피해를 보는 것은 아픈 아이일 것이고 가족의 상처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햄버거 업계 피해는 늘어만 갈 것이다.

양현경 전 메아푸드 대표

안신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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