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선 갈치와 오징어의 운명이 엇갈렸다. 한 때 값이 비싸 ‘금갈치’라는 별명을 얻은 갈치는 모처럼 풍어를 맞아 가격이 크게 내려간 반면 저렴한 해산물의 대명사였던 오징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획량이 적어 가격이 크게 올랐다.
13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6월 생필품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품목은 오징어로 무려 49%나 올랐다. 소비자원이 대형마트와 전통 시장 등 전국 373개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가격 평균을 내보니 지난해 6월에는 25㎝ 내외의 오징어 두 마리를 4,507원에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6,698원을 줘야 한다. 이는 조류독감(AI)으로 인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란(36%)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수년간 어획량이 좋지 않았던 오징어는 올해도 어획량이 예년의 40% 수준에 불과해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금징어’로 불리고 있다.
반면 비쌀 때 한 마리에 1만 2,000원까지 올랐던 갈치는 올해 풍어를 맞이해 위판가(경매가격)가 25~30%나 떨어졌다. 얼린 선동갈치 유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8월이면 지난해 대비 40%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4개 수협(한림·서귀포·성산포·제주시)의 6월 한 달 기준 어획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갈치 어획량은 621톤에 위판액이 95억원에 그쳤지만 올 6월엔 벌써 2,951톤에 439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139480)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생 제주 은갈치 대자 1마리를 6,2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42% 저렴한 가격이다. 오징어 두 마리 가격보다 저렴한 셈이다.
이마트 김상민 수산 바이어는 “최근 어족자원 고갈로 수산물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제주 연근해 어장의 수온이 예년보다 높고 갈치 먹이 자원이 풍부해지면서 드물게 대풍을 맞이했다”며 “오랜만에 저렴한 가격에 제철 생선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