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강레오의 반얀트리 페스타 "식재료 명인의 영감 녹인 최고 한식 자부"

161개 시군 중 154곳 다닌 식재료 전문가 자부

8가지 한식 카테고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

한식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한식 정체성 정립








페스타 다이닝의 시그니처 메뉴인 ‘산 5-5 골동반상’페스타 다이닝의 시그니처 메뉴인 ‘산 5-5 골동반상’


“좋은 요리사는 재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이를 어떻게 자신만의 요리로 잘 표현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오이, 토마토, 우럭이라도 하더라도 올해와 내년이 분명 다릅니다. 반얀트리 ‘페스타 다이닝’은 제철 식재료로 현재 즐길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요리를 합니다. 시장을 선도하는 농부, 어부 등 제철 식재료 최고 명인들과 소통하고 식재료 이야기와 여기에서 온 영감으로 만든 요리가 페스타 다이닝의 강점이 될 것입니다.”

반년에 걸쳐 리뉴얼해 11일 선보이는 페스타 다이닝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반얀트리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으로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8가지 한식 카테고리를 컨템포러리한 스타일로 재해석해 탄생한 레스토랑이다. 이를 총괄 기획한 F&B 디렉터 강레오 이사는 10일 오픈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손님들과 음식 얘기를 하면 레파토리가 뻔하지만 생산자가 땅, 물, 바람, 태양과 교감하며 이룬 제철 식재료에 대한 풀 스토리를 전했을 때 가장 감동한다”면서 “재료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국의 161개 시군 중 지금껏 154곳을 다니며 2,000농가를 만나왔을 정도로 제철 식재료를 잘 풀어내는 전문가로 자부한다”고 자신했다.


강 쉐프는 자신을 제철 식재료 전문가를 자청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12월 반얀트리 F&B 총괄 디렉터로 부임한 후 매월 식재료를 달리 해 선보이는 미식 여행인 ‘테이스트 오딧세이’를 진행해 왔다. 그 동안 120여 가지의 새로운 메뉴가 개발됐다. 예컨대 미더덕, 토마토, 오이 등 그간 부재료로만 쓰이던 식재료를 주인공으로 7가지 코스 메뉴로 풀어서 진행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해 왔다. 그는 남은 시군 7곳을 모두 돌아 전국의 식재료에 대해 공부를 마치면 생산자가 출하한 시기에 맞춰 재료를 소개하는 한편 국내 첫 ‘재료 지도’를 구체적으로 그리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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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셰프는 아울러 농업 식재료와 농사 경영을 공부하는 평생 교육기관인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전국 농가의 명인들을 만나고 한국벤처수산대학을 다니며 재료 뿐 아니라 채집 조건까지도 공유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최상의 식재료를 찾아 일년 동안 전국 방방곳곳 140개 시군을 누볐다. 4만 5,000km에 달하는 여정을 통해 발견한 최상의 식재료를 페스타 다이닝 메뉴에 고스란히 담았다. 소중한 식재료를 키운 농부와 어부, 땅과 바다의 이야기와 정성을 전하기 위해 죽도시장 피문어와 세모초 회무침, 서산 대하 탕평채와 홍시소스, 완도군 노화도 전복초 등 메뉴명에도 각 지역의 이름이 엿보인다. 모든 메뉴가 ‘시그니처 메뉴’지만 벌써부터 고객들 사이에는 12가지 나물을 프랑스의 발로틴 형태로 만든 비빔밥인 ‘산 5-5 ‘골동반 반상’과 모던하게 제작된 방짜 유기 신선로를 사용해 맛과 기능을 살린 전골 요리는 한식의 고정관념을 깬 뉴 한식 메뉴라는 평가다.

강 셰프는 영국 런던에서 피에르 코프만의 제자로 발탁돼 ‘라 탕트 클레르’에서 근무하며 요리를 배웠다. 이후 피에르 가니에르, 고든 램지, 쥬마의 수셰프를 거쳐 고든 램지에서는 헤드 셰프를 맡으며 프렌치, 이태리, 일식 등 전 분야를 섭렵했지만 자신만의 컬러와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선 한식이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한식의 역사를 보면 궁에서 하사된 음식을 시작으로 사대부끼리 음식 교류로 한식이 퍼져 나갔다는 사실을 알고 궁중음식을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한국에 들어와 2009년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한복녀 원장님을 찾았습니다. 처음 1년은 눈길도 안 주셨던 원장님이 2년째가 되면서 불러서 차도 주시면서 교류가 시작되었죠.”

강 셰프는 “한식 요리를 공부하다 보면 과거로 갈 수록 재료에 집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페스타의 요리들은 한식의 과거에서 비롯돼 현재 뿐 아니라 미래까지도 고민하는 메뉴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식기에도 강 셰프의 남다른 고민이 묻어났다. 전통 방짜유기를 전문으로 하는 모던 브랜드 ‘놋이’와 젊은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감각으로 빚어낸 식기 ‘정소영의 식기장’ 그릇을 사용했다. 여러 차례 사포질을 통해 완성된 골동반상의 트레이는 나무 재질이 아닌 동으로 만들어진 트레이에 삼베를 여러겹 붙여서 옻을 먹인 것으로 페스타 다이닝의 아이덴티티가 돋보인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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