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백브리핑]‘스쿼드’ 도입한 국민은행

과장·대리 호칭 빼고 토론 후끈

윤종규 회장 직접 아이디어 내

분위기 바꾸는 '메기' 될지 관심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근처 커피숍. 편한 복장으로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젊은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과장이나 대리와 같은 기존 호칭은 찾아볼 수도 없다. 정보기술(IT) 기업과 같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지만 토론은 후끈했다. 국민은행이 최근 미래채널그룹 내에 도입한 ‘스쿼드’ 조직의 회의 장면이다. 스쿼드는 경기를 할 때 최소 단위로 모두가 ‘프로선수’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 스쿼드 조직은 과장급 팀장 1명과 보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로 구성돼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하는 디지털 관련 업무를 맡는다. 수평적 조직인 만큼 호칭 대신 별칭을 부르고 보고서와 같은 일괄적인 보고문화도 없앴다. 국민은행에는 이런 스쿼드 조직 10개가 운영 중이다.


스쿼드 조직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낸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이 이 같은 조직 실험에 나선 것은 은행의 보수적인 조직문화와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으로는 앞으로 강력한 경쟁자가 될 IT 업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행히 윤 회장은 7월 조회사에서 스쿼드 조직을 거론하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디지털 신세대들이 이를(스쿼드조직을) 훌륭하게 수행해주고 있다”며 초기 정착 단계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남은 것은 스쿼드 조직이 국민은행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메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구경거리에 불과한 동물원 ‘호랑이’가 될 것인지 조직 전체의 방향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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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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