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송되는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어쩌다 아이가 여섯’ 편이 전파를 탄다.
저출산 시대. 무려 6남매를 키운 집이 있다. 10살 8살 7살의 정현, 가은, 정민 삼남매에 11개월 된 유비, 관우, 장비 세 쌍둥이까지 모두 합해 6남매를 키우는 안진구, 이나영 부부.
세 쌍둥이는 먹보, 사교성 최고, 호기심 왕자로 개성도 뚜렷하다. 이제 막 기어 다니기 시작해 통제 불가인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엄마 이나영씨의 소원은 일곱째를 갖는 것이다!
▲ 엄마는 육아의 달인
양손으로 삼둥이 분유 먹이고, 씻기고 놀아주고. 여섯 아이를 혼자 양육하는 나영씨. 거기에 동네 아이들에게도 문턱 낮은 이 집. 수시로 아이들이 우르르 드나든다. 서너 명만 놀러 와도 아이는 금세 열 명. 나영씨는 삼둥이를 들쳐 업고 간식거리를 만들어 아이들 앞에 내놓는다.
남들은 6남매를 어떻게 키우냐고 걱정하지만 나영씨는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도 소중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8남매의 막내로 자라 다복한 가정이 주는 포근함을 아는 그녀는 아이들에게도 평생 외롭지 않게 기대어 살 수 있는 형제자매를 만들어주고픈 마음이 크다.
▲ 우즈베키스탄 ‘이나영’과 경북 영덕 ‘원빈’의 만남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나영씨의 본명은 나일랴. 남편을 원빈이라 부른다. 여섯 아이의 부모인 진구(51)씨와 나영(34)씨는 나이차가 17살이다. 직업상 해외출장이 잦았던 진구씨는 40이란 나이에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만났다. 아름다운 외모에 밝은 성격. 낯선 땅에서 진구씨가 용기를 내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영씨는 처음에 작은 키의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만날수록 괜찮은 그의 성품에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1년간의 연애로 결혼을 결심했지만 나영씨 가족들은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결국 허락해준 이유는, 한 달간의 단식투쟁으로 보여준 나영씨의 확신 때문이었다고.
▲ 6남매, 영덕을 뒤흔들다
6남매가 할머니 댁 온다는 소식에 영덕 할머니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마을 입구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다가오더니 순식간에 아이들을 감싼다. 유일한 딸 가은이가 예쁘다며 한 번, 동글동글한 세 쌍둥이가 귀엽다며 또 한 번, 차례대로 얼굴을 쓰다듬는다.
산책만 나갔다 하면 동네 스타가 되는 삼둥이지만 영덕 할머니들의 쏟아지는 애정에 눈이 동그래진다. 70, 80세의 나이에도 세 쌍둥이는 처음 본다는 할머니들. 아이들을 예뻐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나영씨에게 이런 관심과 애정은 육아하는데도 큰 응원이 된다.
▲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떠난 아이
부부에겐 원래 아이가 일곱이었다. 세 쌍둥이를 얻기 전 낳았던 넷째 딸. 심장이 약해 인큐베이터 안에만 있다가 엄마 품에 한 번 안겨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 빈자리에 삼둥이가 찾아왔다. 키우기 버거워도, 경제적으로 부족해도 이 부부에게 아이들이 각별한 이유다.
그들은 특히, 넷째가 떠남으로써 레트증후군으로 아픈 둘째딸 가은이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됐다. 아파도 내 자식이기에 아이와의 모든 순간을 감사하게 여기려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