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신한銀 창구직원도 내년부터 펀드·환전업무 본다

업무 범위 일반직 수준 확대

신한은행이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리테일서비스(Retail Service·창구전담직원)의 업무 범위를 일반직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는 각 영업점의 생산성 향상 및 RS직의 처우 개선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RS직의 취급 가능 범위에 펀드·방카슈랑스 등 수신 관련 업무와 환전·외환송금 업무를 내년 1월부터 추가로 부여하기로 했다. 또 선임·수석 등 상위 직급은 오는 2019년 1월부터 일부 가계여신 업무까지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취급 가능 가계여신 업무의 경우 리스크가 낮은 상품 위주로 노사 합의하에 명확한 범위를 정할 예정이며 RS직들은 앞으로 6개월여간 자격증 취득, 사내 교육 등을 통해 업무를 배우게 될 예정이다. 기존 RS직급들은 카드 발급, 입출금 등 간단 업무만 했지만 앞으로는 기업금융과 일부 가계대출 업무를 제외하고는 일반직과 거의 동등하게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모바일·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에서의 거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간단 업무만을 위해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그동안 고객들의 대기시간 절감을 위해 간단 업무와 펀드나 방카 가입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를 구분해 별도 직원과 창구를 뒀다. 그러나 고객들이 점차 입출금, 체크카드 발급 등의 업무를 휴대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를 통해 해결하면서 빠른 창구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은행권 전반에서 직원 수가 줄어듦에 따라 업무 분담이 필요한 점도 한몫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RS직으로 입행했지만 이미 펀드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 등 금융 자격증 3종 세트를 보유한 직원들이 40% 정도 된다고 들었다”면서 “이들의 능력이 충분함에도 굳이 업무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생산성 측면에서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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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지난 1·4분기 8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KB국민은행을 다분히 의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국민은행의 경우 2014년 창구전담직 등 계약직 4,2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면서 창구전담 직군 자체를 없었다. 현재는 일반직과 창구전담직의 칸막이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경우 전투력을 100% 발휘할 수 있는 직원이 더 많다는 얘기”라면서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은 그동안 창구전담직의 업무 범위가 가장 좁았는데 국민은행의 1등 탈환을 의식했는지 이번 기회에 생산성 높이기에 뛰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창구전담 직군을 없앴지만 기존 공채에 한해서는 업무 범위에 한정을 두고 있고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창구전담 직군을 유지하고 있지만 업무 범위가 수신 업무 전체로 더 넓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번 제도 개편에 따라 RS직들의 기본급을 10% 인상하고 승진 가능 연차를 하향할 예정이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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