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카드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 가맹점 확대 공약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지는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보상책의 하나로 이 달 말부터 곧바로 현실화하게 되면서 카드사들이 유탄을 맞고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예고 돼 있는 우대 수수료율 손질과 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따른 인건비 부담 확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도 향후 카드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카드사들은 최악의 경영 환경에 내몰리게 됐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 가맹점 확대 결정으로 카드사들의 순이익은 3,500억원이 감소하게 되고 앞으로 수수료율까지 조정되면 카드 업계의 총 수수료 감소액은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익 감소 규모는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인 1조8,000억원의 22% 수준이다. 카드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도 영세가맹점 카드 결제는 결제망 유지비용 등을 감안하면 거의 역마진인데 이 대상 범위가 더욱 확대되는 것”이라며 “카드대출도 가계부채 때문에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수익이 자꾸 줄어드니 장기적인 순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카드업계의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새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내걸면서 카드사의 인건비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콜센터의 일부 비정규직 인력을 가능한 한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고 공약 사항인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과 관련해서도 카드모집인 7만 여명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공약 사항인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추진되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도 인하 압력을 받아 수익이 가파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 우대 가맹점 확대 외에도 카드사를 옥죄는 정책이 줄줄이 추진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종합적인 수수료율 개편도 본격 논의될 예정이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추진된다. 또 카드사의 부가세 대리납부 정책 도입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 경영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 대거 추진 중”이라며 “공약이 모두 시행되면 카드사가 고사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업계는 향후 금융위원회의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명확한 반대 의견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수수료율을 내린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한 제도 변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여전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금융위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김보리기자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