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은 이날 강 본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곧 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청와대가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민연금의 의결권과 관련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의 개입 정황이 담긴 문건이 나온 직후 곧바로 사표를 낸 셈이다.
지난 2016년 2월 임명된 강 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공단 이사장이 공석이라 강 본부장은 당분간 임기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2,200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수장과 550조원이 넘는 기금 운용 책임자가 모두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이사장과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임까지 최소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돼 기금 운용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기금 1,000조원 시대 도래, 기금운용본부 지방이전, 새 정부 출범, 투자 다변화 등 운용여건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새로운 기금이사(본부장)가 선임될 수 있도록 기금이사추천위원회 구성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삼성물산 합병 결정 이후 임용됐지만 인사 등의 과정에서 뒷말을 낳았다. 채준규 리서치팀장을 주식운용실장으로 승진 임명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채 팀장이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손실을 상쇄할 시너지 효과의 근거를 만든 장본인이라며 문책 대상자라고 혹평했다. 업계에서 영입한 김재상 전 해외대체투자실장 역시 강 본부장과 메리츠자산운용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한 인연 때문에 자기 사람 심기라는 논란이 일었고 국민연금 인사위원회는 김 전 실장의 지원서류가 실제 경력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임용을 취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