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좋은 글은 돈주고 본다" 입증한 디지털 콘텐츠 책으로 나와

1부당 4만3,500원에 팔리며

뜻밖의 돌풍 '퇴사준비생의 도쿄...'

발표 9개월만에 종이책 출간

'디지털 검증후 출판' 新모델 개척

출판사 길벗, 도시 시리즈 준비

유로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 소개된 ‘퇴사준비생의 도쿄’ /사진제공=퍼블리 홈페이지 캡처유로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 소개된 ‘퇴사준비생의 도쿄’ /사진제공=퍼블리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유료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서 뜻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유료 콘텐츠가 있다. ‘퇴사준비생의 도쿄, 진짜 출장은 지금부터다’라는 제목의 신개념 도쿄 견문록이다. 색다른 쌀가게 아코메야부터 식빵을 먹는 2,000가지 방법을 제시하는 센터 더 베이커리,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을 표방하는 아카데미 힐즈 등 퇴사준비생의 관점에서 20여 가지 도쿄 곳곳의 숨은 사업 아이템들을 발굴해 소개한 이 보고서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이후 구독자 1,200여명을 끌어모으며 약 5,40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1부당 무려 4만3,500원, 종이책으로 치면 두툼한 벽돌책 가격에 해당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 콘텐츠’라는 입소문 효과로 독자들을 끌어모은 것이다.



유료 디지털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보고서는 발표된지 9개월만에 출판사 길벗의 인문교양·비즈니스 브랜드 ‘더퀘스트’를 통해 종이책으로 출간됐다. 평소 퍼블리의 리포트에 관심이 많았던 길벗의 편집자 김세원 씨가 저자이자 여행 콘텐츠를 기획하는 스타트업 트래블코드를 만나 출판을 제의하면서 디지털 콘텐츠 가격의 40%도 안 되는 1만5,800원의 가격으로 물성을 가진 책이 나온 것. 온·오프라인 콘텐츠의 차별화를 위해 종이책에는 기존 보고서 내용 외에 지브리미술관,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 AKB48 극장과 카페 등을 추가하는 대신 디지털 리포트에도 책에는 없는 내용이 더해졌다. 김세원 편집자는 “디지털로 검증된 콘텐츠가 시차를 두고 책으로 출간되며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각각의 콘텐츠가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도록 하는 새로운 출판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퍼블리, 저자와의 협의 하에 런던, 뉴욕, 파리 등 주요 도시 시리즈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래블코드가 선보이는 두 번째 시리즈 ‘퇴사준비생의 런던’은 현재 퍼블리에서 예약판매를 준비 중이다. 예약판매는 목표금액을 달성할 경우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며, 구독자에게는 콘텐츠를 미리 읽고 오프라인 이벤트에도 참가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이다. 이 모델이 제대로 정착한다면 저자는 예약판매를 통해 취재·저술 비용을 확보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출판사는 온라인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종이책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출간하는 안정적인 출판 모델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