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조원을 투입한 중국 내 다섯번째 생산 거점인 충칭공장을 다음달 완공하고 중국 내륙을 본격 공략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실적이 반토막났지만 당초 계획했던 투자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며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충칭공장 가동 상황을 직접 챙기면서 중서부 지역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베이징현대 충칭공장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장궈칭 충칭시장을 비롯, 협력사 및 딜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을 열었다.
현대차의 중국 중서부 지역 공략 강화를 위한 전략적 생산 기지로 지난 2015년 6월 착공한 충칭공장은 전용 모델인 중국 전략 소형 신차 양산을 위해 올 4월부터 3단계에 걸쳐 시험생산 중이다. 현지에서 충칭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음달 완공에 앞서 정·관계 인사와 협력사 대표 등 주요 관계자들에게 공장을 미리 공개하는 행사를 연 것이다.
충칭공장은 충칭시 량장신구 국가경제개발구역 내 203만4,000㎡의 부지에 29만8,000㎡ 규모로 건설됐다. 프레스·차체·도장·의장라인은 물론 엔진공장까지 갖춘 종합공장으로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공동으로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총 생산능력은 30만대로 다음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 올해 3만여대의 소형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충칭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의 중국 내 승용차 생산능력은 연간 165만대로 늘어난다. 기아차는 104만대 수준이다.
정 부회장은 “충칭공장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전략에 부응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충칭시에 최첨단 친환경·스마트 공장으로 건설됐다”면서 “중국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자동차 메이커로서 중국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뤼핑 충칭시 부시장 겸 량장신구 주임은 “중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충칭시에서 친환경·고품질·스마트한 자동차 생산으로 합작기업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충칭공장을 중국 내륙 지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중서부 지역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경제력이 향상되고 인구 유입도 늘고 있어 향후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C1-low급의 신차를 시작으로 오는 2019년까지 C급 소형차 2종, 소형 SUV 2종 등 총 4종을 충칭공장을 통해 선보인다. 모두 충칭공장 생산 전용 모델로 생산 차량은 중서부 지역을 비롯해 중국 전역으로 공급된다. 특히 생산 첫 차종(차명 미정)은 중서부 소도시에 거주하는 첫차 구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형 세단이다. 젊은 층을 겨냥해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등 정보기술(IT) 사양을 적용하고 후방카메라 및 후방주차보조시스템(RPAS) 등 동급 차보다 안전사양을 강화했다.
한편 생산기념식 행사에 앞서 정 부회장은 최근 선임된 천민얼 충칭시 서기를 따로 만나 중국 자동차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친 서기는 구이저우성 서기를 지내다 최근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가 낙마하면서 후임으로 임명됐다. 구이저우성 서기를 지냈던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바 있으며 같은 해 11월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 열린 ‘현대차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략 합작 협의서’ 체결식에도 참석하는 등 현대차그룹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