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최악의 폭우 피해에 청주시 '늑장대응'...책임론 확산

/연합뉴스/연합뉴스


충북 청주가 지난 16일 내린 폭우로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는 등 사상 최악의 피해를 본 가운데, 행정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지긴 했지만 청주시의 늑장 대응과 관리 부실이 화를 키웠다는 지적 속에 이번 수해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주시에 침수 피해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주민들의 단체행동 움직임까지 나타나는 양상이다.


청주에는 지난 15∼16일 이틀간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에 겪은 홍수였다. 20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 16일에는 시간당 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300㎜의 비가 내렸다. 이날 청주시가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메시지를 처음 보낸 시각은 오전 8시 16분이다. 이미 109.1㎜의 강수량을 기록한 뒤였다. 문자 메시지의 내용 또한 북이면·오창읍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며 안전에 유의하라는 것이었다.

흥덕구 복대동과 비하동 일대는 가장 물난리가 심했다. 이 일대가 물에 잠기기 시작하자 경찰이 곳곳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알리는 청주시의 문자 메시지는 이날 오전 내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재난방송도 오전 10시가 넘어서 나갔다. 청주시 직원들에게 동원령이 내려진 것도 이날 오전 10시 10분이었다. 비상소집령은 청주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무심천의 청남교 지점 수위가 4.4m에 육박, 범람 위기에 처하고 나서야 발령됐다. 그동안 차량은 둥둥 떠다녔고 주택·상가마다 물이 들어차는 등 도심 절반이 물에 잠겼다.


시민들이 이번 수해가 ‘인재’라며 분통을 터트리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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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구 복대동 A 아파트는 이번 폭우로 지하 변전실이 물에 잠겼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나흘째 단전·단수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들은 청주시의 치수행정 부실이 침수 피해를 가져왔다고 입을 모은다. A 아파트 입주민들은 지난 16일 오전 8시께부터 하수도가 역류하는 바람에 아파트 지하에 물이 차기 시작했으나 청주시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 일대 침수 피해가 컸던 것은 석남천 범람이 주된 원인이었다. 서청주대교 보강 공사와 석남천 월류수 처리시설 공사 과정에서 쌓아둔 공사 자재가 물길을 막아 하천 범람을 가혹했다는 의혹이 주민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의 평소 하천 관리가 부실하거나 안일했다는 얘기다. 입주민들은 청주시의 부실행정 책임을 묻겠다며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청주시는 “석남천과 이어지는 미호천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배수로가 막힌 석남천이 범람한 것이지 공사 자재를 침수 원인으로 볼 수 없다”며 “예상치 못한 기습호우로 인한 자연재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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