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반등 기지개 켠 코스닥...서머랠리 진입할까

외국인 덜오른 코스닥 '사자'...7거래일 연속 올라

셀트리온·메디톡스 등 헬스케어주 상승이 관건



코스닥이 최근 반등하며 올 하반기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 질주에 가려 있던 코스닥의 우호적 투자환경이 뒤늦게 주목을 받으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높은 헬스케어주 회복 여부가 하반기 코스닥의 대세 상승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21일 676.60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13일부터 7거래일째 상승세다. 코스피 강세에 지수 600선을 지키는 것마저 버거워 보인 3월에 비하면 180도 바뀐 모습이다.

코스피 상승장에서 소외되기는 했지만 코스닥도 나름대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단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12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2,92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네 구간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코스피에서 차익을 실현해 충분한 실탄을 마련한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코스닥은 연초 대비 7.05%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20.92% 상승한 코스피에 비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2011년 8월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는 최고 수준으로 벌어져 있다”며 “반년 사이 20% 이상 오른 코스피 가격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라면 실적 대비 가격이 저평가된 코스닥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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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이 본격적인 상승장에 진입하려면 가격과 수급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저렴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수급 역시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이상인 코스닥의 여건상 외국인 자금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지속해서 유입되지 않고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서머랠리는 결국 펀더멘털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코스닥에서 비중이 높은 헬스케어주, 특히 시총 상위권인 셀트리온(068270)·메디톡스(086900)·휴젤(145020) 등의 종목이 관건이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정보기술(IT)과 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할 때 코스피 역시 달리는 말에 올라탄 반면 코스닥이 철저히 소외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코스닥 내 IT 섹터의 비중은 38%로 높지만 상승장을 주도한 반도체 섹터의 비중은 IT 섹터에서도 18%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닥에서 헬스케어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로 코스피 내 헬스케어의 비중(3.5%)보다 훨씬 크다. KB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월간 수익률이 코스피를 앞선 것은 6월이 유일하다. 이 시기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승인 건수 증가로 코스닥 헬스케어 섹터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에서 주도주 역할을 하는 헬스케어 섹터의 모멘텀은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을 자극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의 주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 헬스케어 섹터로 자금이 유입되면 이들 외의 업종으로도 함께 자금이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바이오 관련주의 실적 증가가 뒷받침돼야 코스닥시장의 추세적 상승을 낙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는 코스피 어닝시즌의 결과가 코스닥의 상승장 진입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증권가의 2·4분기 코스피 이익 전망이 하향 조정되면서 실적 대비 저평가된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GS건설(006360)·아모레퍼시픽(090430)·KT(030200) 등 50여개 기업의 실적발표가 예정된 이번주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승장을 이끌어온 대형주의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차익실현 심리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코스닥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13조원으로 사상 첫 1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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