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휘슬블로어' 입 틀어막는 서울한영대

반강제 기부금 모금 고발

교수 9명 징계절차 진행

서울한영대가 교수들에게 반강제로 기부금을 모금했다고 고발한 교수를 대상으로 무더기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징계 대상에 오른 교수가 학교 전체 교수의 20%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여서 ‘휘슬 블로어(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성이 짙어 보인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한영대는 교수 9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학의 전체 교수가 총 41명인 점을 감안하면 교수 5명 가운데 1명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 대학은 최근 교수를 대상으로 반강제로 기부금을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학교가 교수의 월급을 인상하면서 인상분을 기부금 명목으로 학교에 내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반강제로 걷은 기부금 중 일부는 전 총장의 소송비용으로 쓰였다며 검찰에 고발장도 제출한 상태다. 서울한영대의 한 교수는 “교내 비리 폭로를 주도한 교수 2~3명은 해임까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주도자를 최대한 빨리 거세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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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는 서울한영대의 무더기 징계 추진에 대해 교내 비리를 폭로하는 교수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징계권을 휘두르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내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교수를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밟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학교가 징계를 무기로 교수진을 향해 압박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해당 교수 9명에 대한 징계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위나 일정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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