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지지율 곤두박질…아베, 아웃?

'사학 스캔들' 청문회 참석 정면돌파 나섰지만

지지율 30%선 붕괴·지방선거 연패로 '퇴진론' 확산

마이니치 등 日 언론 "아베 정권 위험수위 다다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의회 청문회에 직접 나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정면돌파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아베 총리의 노력도 지지율 추락과 잇단 선거패배로 터져 나오는 ‘아베 퇴진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에 수의학부가 신설되도록 공무원들을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행사하도록) 의뢰한 적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구와 관련된 일이라 의혹의 눈이 (내게) 쏠리는 것은 당연한데도 지금까지 답변하면서 그런 고려가 부족했다”며 “항상 정중하게 설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태도는 얼마 전까지 ‘사학 스캔들’ 의혹 제기를 근거 없는 공격으로 일축하던 것과 사뭇 다르다. 이달 들어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위험수위’로 불리는 지지율 30% 선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등 심상치 않은 민심이반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앞서 지난 22~23일에 실시된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전월 대비 10%포인트 떨어진 26%로 추락했으며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내각지지율은 10%포인트 하락한 39%를 기록했다. 특히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는 아베 정권의 태도가 “오만방자하다”는 응답이 6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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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를 향한 냉담한 민심은 이달 들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자민당의 연이은 패배로 이어졌다. 23일 센다이시장 선거에서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밀었던 후보는 야권연대가 지지하는 무소속 후보에게 승리를 내줬다. 2일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에 패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속 타격을 입은 셈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의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의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 관련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더구나 고리 가즈코 센다이시장 당선인은 2006년 위안부 수요집회에 참석해 일본 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촉구했을 정도로 ‘강한 일본’ 재건을 원하는 아베 총리와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다. 이런 이유로 자민당에서는 극우성향인 고이케 지사의 열풍에 밀린 지난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보다 이번 센다이시장 선거 결과를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다음달 3일 개각과 9월 임시국회에 자위대를 명기한 개헌안을 제출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설 방침이지만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아베 내각의 지지율 회복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지지율은 떨어지고 (지방) 선거에서는 패배하고 있다”며 “위(당 총재)를 바꾸지 않으면 다음 중의원선거에서도 싸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아베 총리의) 강경한 정권 운영에 따른 대가가 나타나고 있다”며 “개각을 해도 소용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정권의 지지율 붕괴가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며 조심스럽게 아베 총리의 퇴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2006~2007년 아베 내각 1기를 비롯해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하토야마 유키오 등으로 이어지는 역대 내각을 살펴보면 지지율이 한번 20%대로 떨어지면 짧게는 한 달, 길어도 9개월 안에 총리가 교체됐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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