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 기자간담회가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임윤아, 홍종현, 오민석, 장영남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 제작발표회로부터 3주, 첫 방송으로부터 1주가 지난 시기에 연 기자간담회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극의 중반정도에서 2막을 위해 간담회를 여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의아한 일정이다. 간담회에 모인 취재진에서는 오늘(24일) 첫 방송되는 SBS ‘조작’때문이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장영남은 당황스러울 수 있는 질문에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그는 “다른 드라마를 의식해서는 아니다”며 “우리 드라마는 갈수록 더욱 드라마틱한 구조를 띈다.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1, 2부까지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지금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저희 드라마를 기대하셔도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왕은 사랑한다’는 제작 단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드라마다. 임시완과 임윤아라는 청춘스타의 출연부터 ‘모래시계’ 송지나 작가가 극본에 참여하고 김상협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 때문이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데다 100% 사전제작으로 이뤄지니, 드라마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첫 회에서는 같은 날 함께 첫 방송된 KBS2 ‘학교2017’을 제쳤다. 1회와 2회에서 각각 7.8%, 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날 방송된 3회와 4회에서는 시청률 하락을 맛봤다. SBS ‘엽기적인 그녀’ 마지막 회의 영향인지 5.1%와 6.0%에 머물고 말았다.
시청률이 하락한 상황에서, ‘엽기적인 그녀’의 뒤를 잇는 ‘조작’의 등장은 충분히 위협적으로 느껴질 만하다. ‘조작’은 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문성근 등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해있는 작품. 특히 남궁민은 올해 초 KBS2 ‘김과장’으로 동시간대 1위의 성적을 기록했기에 더욱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그럼에도 ‘왕은 사랑한다’ 배우들에게는 초조함이 아닌 자신감이 넘쳤다. 중심인물은 왕원(임시완 분), 은산(임윤아 분), 왕린(홍종현 분)이지만 충렬왕(정보석 분), 원성공주(장영남 분), 송인(오민석 분), 왕단(박환희 등) 많은 등장인물들이 앞으로 더욱 풍부한 서사를 펼쳐낸다는 것.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멜로 사극. 우리나라 최초 혼혈왕인 충선왕(왕원)에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아름답고 처연한 인연이 있었다는 가정에서 시작됐다. 장재훈 PD는 “드라마 특성상 로맨스가 빠질 수는 없지만 왕원이 충선왕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 가장 큰 맥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영남 역시 드라마의 내용이 세 사람의 로맨스로만 채워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펼쳐지는 내용에는 정치적인 것과 로맨스가 절묘하게 들어가 있다. 원을 둘러싼 갈등 구조가 5회부터 나올 거다”라며 “끝에서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에는 정치와 로맨스가 적절히 섞여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마지막 회까지 보면 특별한 여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영남이 말한 것처럼 궁중 암투, 나라와 집안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속에서 때로는 안타깝지만 솔직한 사랑이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마지막 회까지 본다면 기존 삼각관계 로맨스와는 다른 특별함을 느낄 거다”라며 “기억에 남을 만큼 여운이 있을 거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은 계속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민석은 “빨리 다 보여드렸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며 “드라마 중반 이후부터 굉장히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다. 작가님이 감정선을 굉장히 섬세하게 표현했다. 배우들도 감독님 아래 저말 열심히 촬영했다. 캐릭터와 감정선을 중점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오민석은 이어 “1, 2회에서 어렸던 원과 산, 린이 갈수록 성장한다. 초반에 라이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갈수록 깊어진다. 세 명의 우정과 사랑도 있지만 부모와의 사랑도 있고 정치적인 것도 분명히 다뤄진다. 굉장히 볼거리가 많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임윤아는 시청률에 대한 초연한 자세를 보여줬다. 그는 “시청률은 하늘의 뜻인 것 같다. 예측할 수 없는 게 시청률이다”라며 “무엇 때문일까, 어떻게 나올까 장담하지 못하겠다. 우리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으니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보시는 분들에게 계속해서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 한다”고 당차게 마무리했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는 지난 17일 첫 방송됐다. 오늘(24일) 5회 본방송이 시작되기 직전 송지나 작가가 집필한 ‘30분 특별판’이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