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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안우연 “7살 어린 여진구…정말 듬직한 베테랑”

요즘 배우 안우연은 무척이나 바쁘다.

지난해 KBS2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으로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긴 안우연은 이후 SBS ‘질투의 화신’ 2017년 JTBC ‘힘쎈여자 도봉순’ 그리고 tvN ‘써클, 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에 출연하면서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써클’이 끝나자마자 안우연은 이내 JTBC ‘청춘시대 시즌2’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쉼 없는 일’의 연속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지수진기자사진=지수진기자


요즘 같이 더운 날 계속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 물었더니 안우연은 웃으면서 “저 아직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몸이 지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핑계로 쉬기에는 그 스스로가 연기에 대한 갈증은 깊었으며, 일을 하고자 하는 욕심은 더욱 컸기 때문이다.

“회사 처음 들어올 때 쉬기 싫다고 했어요. 계속 일하고 싶다고. 사실 지난 6월 초였나, 웹드라마 ‘힙한 선생’과 ‘써클’ ‘청춘시대’까지 신경 써야 할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그때 했던 말이 ‘저 아직 괜찮아요. 더 해도 돼요’였어요. 아직까지는 쉬는 것보다 연기를 하는 것이 더 행복해요.”

‘써클’은 안우연에게 있어 특별한 작품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출연하는 모든 작품이 특별하다만, ‘써클’이 안우연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안우연의 또 다른 일면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밝고 건강한 이미지가 강했던 안우연은 ‘써클’을 통해 순수한 듯 하면서도, 외계인을 향한 강한 집착으로 인해 정신병원까지 다녀올 정도로 광기어린 범균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써클’ 오디션을 준비하던 중이었어요. 처음에는 늘 그랬듯이 밝은 연기를 보여드렸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우연이 하고 싶은 게 있어?’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 저 범균이도 해볼래요’라고 말했더니, 놀라시더라고요. 한 번 해보겠습니다고 한 뒤 연기를 선보였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우연이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 알았어’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후 미팅을 한 번 더 한 끝에 ‘써클’ 속 범균을 연기할 수 있었어요.”

‘써클’ 속 범균은 기존의 안우연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캐릭터였다. 그랬기에 안우연은 범균의 매력에 끌려들었고, 자신이 연기하게 될 범균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끼며 작품에 접근할 수 있었다.

“‘써클’의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과연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했어요. 이런 시도도 처음이었고, 그때 ‘써클’의 대본을 본 이들이 하던 걱정들이나 이야기들이 ‘모 아니면 도’였거든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신기했기에 해보고 싶었고, 특이하고 매력적인 범균이를 내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죠.”

사진=제이에스픽쳐스사진=제이에스픽쳐스


안우연이 연기한 김범균은 ‘써클’에서 ‘파트1: 베타프로젝트’(이하 ‘베타 프로젝트’)에서 아버지가 떠난 트라우마로 인해 외계인에 대한 노이로제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 여자와 닮은 다른 사람을 전기충격기로 위협하는 범죄를 저지르다가 감옥에 수감, 이후 정신병원으로 이송되다 증상이 호전되면서 모범수로 가석 됐다. 하지만 동생 김우진(여진구 분)이 다니는 한담대 자살사건이 외계인에 대한 살인사건이라 단정 짓고 그 때 그 외계인과 완전히 똑같이 생긴 여자 한정연(공승연 분)을 추격하게 된다. 이 같은 김범균은 블루버드 칩의 영향으로 기억을 잃게 되고, 30년 후 미래도시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파트2: 멋진 신세계’(이하 ‘멋진 신세계’)에서 일반지구 베테랑 형사 김준혁(김강우 분)으로 살아가게 된다.

‘베타 프로젝트’ 속 김범균과 ‘멋진신세계’ 속 김준혁은 동일인물이다. 혹시 자신과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김강우의 연기를 참고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우연은 “‘베타 프로젝트’와 ‘멋진 신세계’의 색깔도 다르고, 제가 더 과거이기에 저는 그때에 김범균에만 신경 쓰면 되더라”고 답했다.

“저와 김강우 선배님이 똑같은 배역인데 다르면 어쩌지라는 고민을 했는데, 사실 기억을 잃은 범균이 준혁으로 다시 산 셈이잖아요. 뭐랄까, 준혁은 과거의 기억은 있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범균이 같은 느낌이 들어서, 걱정은 덜 했어요. 다만 선배님은 어떻게 연기하실까 궁금하기는 했었죠. 사실 ‘멋진 신세계’의 풍경도 궁금하기는 했었는데, 제가 낄 명분이 없더라고요.(웃음) 이미 2037년의 범균이인 준혁이 존재하니까요. (웃음)”


안우연이 ‘써클’에서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배우는 김범균의 쌍둥이 동생 김우진을 연기한 여진구였다. “진구랑 연기할 때 편하고 좋았다”라고 말한 안우연은 그와 특히 끈끈했던 호흡에 대해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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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가 진짜 듬직해요. 저보다 7살 어린 동생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는 베테랑이어서 정말 연기하기가 좋았어요. 호흡도 끈끈하게 잘 맞았죠. 함께 연기를 하면서 헤드락을 거는 장난도 치고, 치킨도 먹으면서 다양한 애드리브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정말 편하게 연기했어요.”

김범균은 안우연에게 쉬운 역할이 아니었다. 캐스팅이 확정된 직후 해보지 않은 캐릭터인 만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으며, 덕분에 계속 분석하고 공부해야만 했다. 특히 안우연을 가장 힘들게 한 부분은 바로 외계인의 존재여부였다. 외계인은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 안우연과 달리 달리, 김범균은 외기인의 존재를 강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우진이가 범균에게 동생이었잖아요. 동생을 챙겨주지는 못할망정, 반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돌아다니는 범균이 솔직하게 100% 이해되지는 않았어요. 게다가 저는 외계인이라는 존재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증거가 있으면 믿고, 없으면 그냥 마는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범균을 연기하기가 더 힘들었어요.”

사진=지수진기자사진=지수진기자


안우연은 “범균을 연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작점은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계인이 있다고 믿는 척을 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써클’을 하는 순간만큼은 범균이 돼,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믿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범균은 조금이라도 이성적으로 치우치면 안 되는 인물이었어요. 만약 조금이라도 이성이 들어가게 된다면, 범균은 우진이가 슬픈 대사를 치면서 자신을 말릴 때 이미 외계인을 찾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범균은 눈물로 자신을 만류하는 우진을 뒤로하고 자신의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어요.”

김범균을 연기하기 어려웠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휴먼비로부터 납치를 당한 이후 지하창고에 갇히는가 하면, 비를 맞으면서 뛰어다니는 등, 유독 체력을 요하는 장면들이 많았던 것이다.

“범균이 지하창고에 갇히는 장면이었어요. 촬영장이었던 창고에 먼지가 정말 많았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현장에 있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그런데 저는 연기를 해야하다보니 마스크를 쓸 수 없잖아요. 그 상태에서 액션신에 돌입하고 소리를 지르며 대사를 하다 보니 머리가 어지럽더라고요. 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첫 경험이어서 그런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게 된 것 같아요.(웃음)”

쉽지 않았지만 안우연은 ‘써클’을 통해 한 단계 발전한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이후 그의 연기력을 칭찬하는 기사와 반응들이 이어졌다. 모든 촬영을 마친 뒤 안우연은 ‘써클’에 대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장르이자 드라마”라고 고백했다.

“일단 이런 캐릭터 처음 도전한 거고, SF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 된 장르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뜻 깊은 일인데, 감사하게도 ‘써클’에 출연한 이후 많은 분들께서 제 연기에 대해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더 기억에 남게 될 것 같아요.”

/서경스타 금빛나 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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