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파격가 렌플렉시스' 바이오시밀러 가격전쟁 신호탄 될까

삼성바이오에피스, 美 출시가격

레미케이드 65%·인플렉트라 80%

파격적 가격할인 폭에 업계 주목

레미케이드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내 가격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후발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과감한 가격 인하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견고한 시장 공략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될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악수’가 될지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미국 시장에서 출시하며 753.4달러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의 1,167.8달러보다 35%, 먼저 출시된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의 946.3달러보다 20% 저렴한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 단 두 제품, 인플렉트라와 렌플렉시스만 있는 상황에서 가격할인 폭이 상당히 파격적”이라고 평가한다. 여기다 큰손인 대형 보험사 등과 가격협상을 한다면 공급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가격 인하 효과는 15%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노바티스의 계열사 산도스는 지난 2015년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포겐’의 복제약 ‘작시오’를 선보이며 오리지널보다 15%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시오는 출시 4개월 만에 뉴포겐의 시장을 24% 확보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두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렉트라도 오리지널보다 15% 낮은 가격으로 작시오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인 렌플렉시스가 할인 폭을 크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렉트라 제조사 셀트리온(068270)은 “가격은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며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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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전쟁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일례로 오는 2018년 10월 유럽 물질 특허가 만료되는 ‘휴미라(자가면역 치료제)’의 경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물론 산도스·화이자·베링거잉겔하임·바이오콘 등이 이미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미국·유럽 내 판매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특히 암젠은 ‘암제비타’라는 제품명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시판 승인을 얻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복제약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 결국은 가격이 경쟁력”이라며 “다만 바이오시밀러는 효능이 완전히 똑같지 않은 만큼 가격과 매출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한편 바이오에피스의 결정은 시장 첫 주자를 일컫는 ‘퍼스트 무버’ 효과를 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월부터 ‘렌플렉시스(유럽명 플릭사비)’의 유럽 판매를 시작했지만 약 3년 먼저 출시한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유럽명 램시마)의 장벽에 부딪쳐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대로 유럽에서 삼성이 처음 출시한 엔브렐(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퍼스트 무버 효과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4분기 베네팔리의 유럽 매출은 8,870만달러(약 1,000억원)로 전 분기 6,350만달러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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