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50달러대를 회복하면서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으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없는 원유 레버리지 상품이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1일 NH투자증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ETN 거래량이 337만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82만주에 불과하던 일평균 거래량이 급증한 데 대해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ETN보다 ETF 투자가 활발하지만 원유 레버리지 상품이 ETN으로만 출시돼 있는 탓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올해 6월 배럴당 42달러대(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최근 50달러대를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는 7월 한 달 동안 약 2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7월3일 상장된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도 13.2% 올랐다. 두 ETN이 일평균 50만~70만주씩 거래되며 전체 ETN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14년 국내 처음 상장된 ETN은 전체 자산 가치 총액이 6월 말 기준 4조원 규모다. 2002년 출시된 ETF(약 27조원·6월 말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원유 레버리지뿐 아니라 엔선물·건축자재·천연가스·2차전지 등 여타 상품으로는 투자하기 어려운 다양한 테마를 무기로 내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임상백 삼성증권 ETN 파트장은 “앞으로 변동성지수(VIX) ETN 등 꾸준히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KTOP30 ETN 등을 대표 상품으로 키울 것”이라며 “ETN은 시장 변동성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과 저렴한 수수료, 다양한 상품군 등의 장점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