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선풍기, 에어컨 등에서 시작된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청 화재통계에 따르면 8월 1일 기준으로 올해 냉방기기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는 모두 189건이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7월 한 달에만 선풍기 화재는 70건(전년 대비 70% 증가), 에어컨 화재는 60건(전년 대비 20% 증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오후 5시께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2층에서 선풍기 배선 접촉 불량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반려견 1마리가 죽고, 주민 4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았다. 집주인은 “반려견이 더울까 봐 선풍기를 켜놓고 나갔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낮 12시 30분께 25층짜리 아파트 15층에서 불이 나, 아파트 내부 25㎡가 타고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화재 현장에서는 전선이 끊긴 선풍기가 발견됐다.
지난달 15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양주의 한 식당 건물에선 선풍기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로 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에어컨 화재도 빈번하다. 지난달 28일 오전 2시께 경기도 하남시의 아파트 5층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나 주민 7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3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평택의 한 어린이집에선 에어컨 뒤에서 불길이 솟아 어린이 2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선풍기 화재 159건 중 7월(41건), 8월(48건) 여름철에 56%에 달하는 화재가 집중됐다. 지난해 발생한 에어컨 화재는 222건인데, 53.6%가량의 화재가 7월(50건)과 8월(69건)에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여름철 냉방기 사용 증가로 발생하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북부소방서 조호익 예방홍보담당은 “선풍기와 에어컨 실외기 등의 전선 피복 상태 확인을 수시로 확인하고, 쌓인 먼지를 자주 제거해야 전기적 요인과 과열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며 “과열로 인한 화재 예방을 위해 타이머를 설정하는 등 장시간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선풍 모터 후면의 송기 통풍구를 수건이나 옷 등으로 막거나 전원 배선 문어발식으로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출 시 전원 플러그를 반드시 뽑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