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택공급을 위해 정부가 수도권 일대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택지를 개발한다. 이와 함께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된다.
새 정부가 투기 수요 억제와 함께 집값 안정을 위한 수단으로 공급 확대 카드를 처음 꺼내 들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대책’에는 빠져 있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이번 ‘8·2부동산대책’에 포함된 것은 투기 수요 억제만으로는 집값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시장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정부는 2017~2018년 서울 및 수도권 입주물량이 최근 10년 평균을 넘어선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주택공급물량은 부족하지 않다는 시각을 나타냈다. 따라서 정부가 향후 공개할 주택공급 정책의 세부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택공급 정책이 실질적인 집값 안정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세부 내용이 제대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수도권 일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공공주택지구(공공택지) 개발, 신혼부부를 위한 분양형 공공주택인 ‘신혼희망타운(가칭)’ 공급, 대통령 공약인 공적임대주택 연간 17만가구 공급 등을 추진하겠다고 2일 밝혔다. 공적임대주택 연간 17만가구 세부 공급계획 및 신혼희망타운 세부 사업계획은 오는 9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정부가 지난 2014년 ‘9·1부동산대책’으로 중단한 공공택지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택지 규모, 위치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공공택지 중 약 8년 치의 공공택지 수요에 해당하는 물량인 51만9,000가구 규모가 아직 착공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신규 공공택지 개발이 진행될 경우 입지와 규모에 따라 주택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진행된 보금자리주택 공급 정책의 경우 오히려 투기 대상이 되기도 하면서 목표로 했던 집값 안정 효과는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신규 공공택지 공급은 일정 부분 필요한 측면이 있지만 입지와 공급 규모를 비롯해 주택분양가, 임대료, 공급 대상 등 세부 내용이 제대로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혼희망타운은 시범사업이 올 하반기 중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주암, 위례신도시, 화성동탄2신도시 등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정부는 기존 공공택지 외에도 신규 공공택지를 활용해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면적 40~60㎡ 규모의 소형 주택을 5년간 5만가구(연평균 1만가구)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분양주택을 포함해 10년 후 분양전환, 분납형 등 수요자가 여건에 따라 주택 유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실질적인 분양가격은 주변 시세의 약 80% 수준으로 해서 개발이익이 지나치게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공급 대상은 현행 행복주택 입주자격인 평균소득 이하 저소득 신혼부부며 잔여물량이 발생할 경우에는 저소득 일반 청약자에게도 공급할 계획이다. 신혼희망타운과 연계한 저금리의 주택기금 대출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러한 신혼희망타운은 공적임대주택 17만가구 중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연간 4만가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정부는 공적임대주택 연간 공급물량인 17만가구의 약 60%인 연간 10만가구는 수도권 지역에 공급하고 이를 위해 공공택지 개발,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도심 내 유휴부지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17만가구 중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소유·관리하면서 서민들에게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13만가구씩 공급하고 공공건설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매년 사업승인 및 착공을 7만가구 이상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도심 지역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