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8·2 부동산대책]'대출규제 강화' 빚 내서 강남에 집 두 번 못산다

투기지역 주담대 1건 있으면 추가대출 불가능

다주택 신규 수요 ‘원천차단’해 투기 억제 의지

주담대 1건 이상 보유 땐 추가대출 시 10% 더 규제



정부가 강남에 대출을 받아 이미 집을 산 세대가 대출을 또 받아 강남 등 투기지역에 집을 사지 못하게 규제한다. 투기수요로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에 집을 사려면 대출을 받지 말고 온전히 가계가 가진 자산만으로 집을 사라는 경고다.

2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으며 “2주택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로 구매하는 비중이 2015년 이전에 비해 2016~2017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서민 주거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집은 투자가 아닌 거주 대상으로,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3일부터 서울 25개구 전 지역과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 강남과 서초, 송파, 강동, 용산, 성동, 노원, 마포, 양천, 영등포, 강서 등 11개 구와 세종시는 이에 더해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집이 있는 사람은 대출받아 또 집을 사지 마라”는 경고성 규제를 시행한다.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가 40%가 적용된다. 5억짜리 집을 사면 대출을 최대 2억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LTV는 40~70%, DTI 40%(6억원 초과 대출)가 적용 중이다.


이에 더해 주택담보대출을 1건 이상 보유한 세대가 추가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LTV와 DTI가 10%포인트씩 강화된다. 만약 경기도 일산에 집이 있는 세대가 투기과열지구(대출규제 40%)인 서울에 집을 한 채 더 사려고 하면 LTV와 DTI는 10%포인트 강화된 30%를 적용받게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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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기지역 내에서 대출을 받아 두 번째 집을 구매하는 것은 원천 차단된다. 강남 등 투기지역(11개구+세종시)에 대출을 받아 집을 이미 산 세대는 앞으로 투기지역에 집을 한 채 더 살 경우 아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투기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하려면 두 번째 주택부터는 온전히 자가비용으로 주택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대출규제는 아파트 집단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재건축 조합원 분양 뿐 아니라 일반분양을 통해서 2주택을 소유하려는 수요도 진압하겠다는 취지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의 대출 보증(9억원 이하)도 1인당 통합 2건 이하에서 세대당 통합 2건 이하로 제한되고, 투기 및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은 세대당 1건으로 강화된다.

다만 정부는 △무주택 세대주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생애최초는 7,000만원) 이하 등 서민과 실수요자에게는 투기·투기과열지구 6억원 이하, 조정대상지구 5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LTV와 DTI 규제를 각각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 금융권의 감독 규정을 개정해 이 같은 조치를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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