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보면 지난 2007년 신반포 한신 15차 아파트(148㎡)를 구입한 1가구 2주택자는 내년 4월 이후 집을 팔면 세 부담이 무려 1억6,236만원이나 늘어난다. 양도소득세가 2억2,836만원에서 3억9,072만원으로 뛰는데다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폭탄인 셈이다.
‘세금 폭탄’은 이어진다. 세법 개정에 따른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제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슈퍼증세’가 3중 카드로 더 강화된 꼴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등 13개 개정안을 확정했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소득세 명목 최고세율을 42%로 2%포인트,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3%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도 7%에서 3%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특히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중복 부담이 불가피하다. 근로소득세나 종합소득세를 많이 내는 이들은 양도소득세 부담이 함께 커질 가능성이 높고 대기업은 법인세 인상으로 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세액공제 축소를 감내해야 한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자는 약 2조6,000억원, 대기업은 3조7,000억원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 반면 서민은 2,000억원, 중소기업은 6,000억원의 세금이 줄어든다.
정부는 1인당 최대 1,000만원을 세액 공제해주는 고용증대세제 같은 일자리세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세법 개정으로 연간 5조5,000억원, 향후 5년간 약 24조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연 부총리는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 대해 “명목세율 인상과 관련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도 “부가가치세 인상은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세종=김영필·이태규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