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중학생의 짧은 점심시간이 논란이 되고 있다. 7월에 있었던 요코하마 (橫浜) 시장 선거가 논의가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시장 선거의 쟁점 중 하나로 이 문제가 부상하자 한 중학교에서 “점심시간이 15분 밖에 안 된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다. “아들에게 물어봤더니 15분이 지나면 모두 ‘잘 먹었습니다’ 라면서 식사를 끝내지만, 아들은 언제나 늦게 먹는 편이라 초조하다더라”는 등의 글이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화제가 돼 전국으로 확산했다.
나고야(名古屋)시의 한 남자 중학교의 경우 “우유와 차를 받으러 가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20분인 점심시간이 10분, 심할 때는 5분밖에 안 될 때도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가나가와(神奈川) 현 아쓰기(厚木)시에 사는 한 학부모는 “아들의 시간표를 보니 급식시간은 15분, 나눠주는 시간과 치우는 시간까지 포함된 시간이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기본이 15분이고 5분일 때도 있다”거나 “실제로는 7분 정도에 먹고 끝내라고 한다”는 투고가 이어졌다.
이를 특집으로 다룬 NHK가 요코하마 교육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요코하마의 공립중학교에는 급식이 없고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업자가 만든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한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오후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의 시간은 학교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45분이 일반적이었다. 내용은 ‘준비’에 5분, ‘먹는데 15분’ ‘휴식’ 20분, ‘다음 수업 준비 및 이동’이 5분이었다. 대부분의 중학교가 거의 이런 시간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도시 중 전국 20개 지정도시 교육위원회 취재에서도 점심시간은 대체로 20분에서 40분 정도인 곳이 많았다. 배식과 치우는 시간을 빼면 ‘먹는 시간’은 15~20분이었다. 간토(關東) 지방의 한 도시에서는 점심시간 전 수업이 늦게 끝나거나 이동이 필요한 체육 시간이 걸리면 먹는 시간이 훨씬 이보다 더 짧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를 막 마치고 올라온 중학교 1학년의 경우 5분에서 10분 정도에 급식이나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업이나 특별활동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는 특별활동에 대해 “해가 긴 여름철에도 오후 6시 반 정도까지 밖에 할 수 없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더 늘릴 수 없다”고 전했다. 히로시마(廣島)와 기타큐슈(北九州)시는 “수업과 보충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길게 하려는 지자체 나름의 궁리도 이뤄지고 있다. 고베(神戶)시는 3년 전부터 배식 준비가 필요 없는 도시락 점심을 나눠주고 있다. 삿포로(札晃)시는 업자에게 교실 앞까지 급식을 운반토록 해 학생들이 가지러 가는 시간은 줄이도록 했다. 지바(千葉) 시는 점심시간 전후 이동이나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체육수업을 넣지 않도록 한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