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소총의 발전은 없다.’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소총 개발 엔지니어들의 일반적인 전망이 이랬다. 불펍식 소총(탄창이 권총 손잡이 뒤 개머리판 부분에 있는 소총)을 제외하고는 소총 설계와 제작 기술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얘기였다. 오늘날 현상은 전망과 정반대다. 휴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사거리가 길어 미래의 소총으로 등장한 것 같았던 불펍식 소총에 대한 관심이 시들고 전통 방식이 소총 재설계가 한창이다. 몇 가지 장치 때문이다. 통틀어 소총 엑세서리라고 부르는 부가 장치가 단축 또는 신축형 소총과 더불어 21세기 초반 소총 혁명을 낳고 있다.
외형적으로 가장 큰 특징은 소총에 주렁주렁 무엇인가 달렸다는 점. 레일 어뎁터 시스템(RAS) 덕분이다. 미 육군 피카트니 조병창에서 가장 먼저 제안돼 ‘피카트니 레일’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쉽게 말해 총의 몸통에 레일을 부착한 것. 총신에 홈을 파서 조준경이나 도트 사이트, 레이저 표적 지시기, 플래시 등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조준선 정렬이 필요없는 레이저 표적지시기와 일반 보병도 제한적인 저격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들어 수는 조준경 등이 보병의 전투력을 높여 주고 있다. 물론 이런 시스템은 단점이 있다. 비용이 높아진다. 그러나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 남는다. RAS 시스템과 최신 군장을 장착한 병사의 사격과 전투 능력은 그렇지 못한 병사보다 2~3배 높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군 특수부대는 이를 채용,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제 막 들어섰다. 소총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또 다른 장비는 탄창과 탄입대, 그리고 장구류. 방탄조끼에 각종 탄창을 보다 안정적으로 고정하고 쉽게 꺼낼 쓸 수 있도록 각국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별 병사의 생존성과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소총과 장구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다음 주에는 소총과 개인 군장의 진화를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