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분식회계 혐의 KAI 주가 급락…증여 받은 '주식 금수저' 멘붕

방산 성장성 기대감에 상속

0~7세 미성년 주식보유 2조

檢 수사에 시총 1.3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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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분식회계 혐의로 위기에 빠지자 주식 ‘금수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AI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미성년주주가 가장 많은 기업 중 하나다. 그동안 KAI는 장기 성장성이 확보된데다 방산기업이라는 점에 초고액자산가들의 주식 증여 1순위 기업으로 꼽혔다.

KAI는 4일 전거래일보다 1.3% 상승한 3만9,000원을 기록했다.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이틀 동안 KAI 주가는 30% 이상 하락하며 시가총액도 1조3,000억원이 사라졌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매서웠다.


KAI는 국내 대표적인 방산주로 대체할 항공방산업체가 없다는 점과 미래성장 기대감에 초고액자산가들의 증여 최우선 주식이다. 지난해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미성년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의 전체 시가총액은 4조9,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KAI가 차지했다. 뒤를 이은 한미사이언스(008930)가 5,464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KAI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초고액자산가뿐만 아니다. 일반 투자자들 역시 자녀 이름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상당해 주식동호회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최근 KAI의 주가 하락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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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지난 2011년 공모가 1만5,500원에 상장하며 금수저들의 인기를 끌었다. 세법상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10년에 2,000만원까지, 성년 자녀의 경우 5,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만큼 1만5,500원의 공모가는 증여수단으로 매력적인 가격이었다. 실제 2조170억원의 KAI 미성년 주식보유 가운데 0~7세 아이들이 2조13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법적 한도를 지킨 단순 미성년자의 주식 보유는 문제가 없지만 시선은 곱지 않다. 민 의원은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들의 주식 취득과정에서 불법·탈법·편법의 발생 여부를 감독당국이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며 “미성년자 주식은 부모의 상속으로 이뤄진 것으로 ‘금수저’들의 행태에 상당수 젊은이들의 상실감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김재형 법무법인 다온 변호사는 “특히 기업 오너와 초고액자산가들은 주식 매입 자금 출처부터 향후 경영권 및 재산 승계과정에서의 세금 회피 논란, 사회적 위화감 형성 등이 지적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KAI는 검찰이 하성용 전 사장의 재직시절 분식회계 혐의와 하 전 사장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를 가지고 기소에 나설 경우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기소 내용에 따라 상장적격성 심사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검찰 수사의 파장이 커져 KAI의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는 KAI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관망하거나 투자를 보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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