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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청년경찰’ 강하늘, “군 제대 후 다시 시작할지언정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강하늘의 국어사전 ‘착하다’ 페이지를 펼쳐보니...

“생각한대로 세상은 흘러간다고 생각해요. 내가 군대에서 좋은 추억을 만든다 생각하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군필자 박서준 형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넌 잘 할 것 같아 걱정 별로 안 된다. 잘 갔다 와’였어요. 제가 절 봤을 때도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 기대됩니다. 남자 배우들이 군대를 갔다 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걱정한다고 하시는데, 전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봐요. 다만 다시 시작할지언정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해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의 주역 배우 강하늘을 만났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 전문특기병에 지원, 최종 합격해 9월 11일 입대한다는 소식이 이미 전해진 터라 취재진들 역시 군대 관련 질문을 빼놓을 수 없었다.


“군대에 대한 압박감은 없어요. 내 나이로 보면 입대가 늦는 편이기도 하고, 지금이 딱 가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군대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아 솔직히 기대하고 있어요. 군대 가서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만들 생각입니다.

배우 강하늘은 “‘청년경찰’을 찍으면서 고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속도감 있고 에너지 넘치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강하늘은 “‘청년경찰’을 찍으면서 고생했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만큼 속도감 있고 에너지 넘치는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헌병대 전문특기병에 지원한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군인, 다큐멘터리 감독, 배우를 꿈꿨기 때문입니다. 헌병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 지원하게 됐어요. 그때 아버지께 왜 군인인데 선글라스를 끼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헌병이라 그렇다고 하시더라. 그때부터 헌병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생겼어요.”

◆신개념 버디무비의 탄생 ‘청년경찰’



현재 강하늘은 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청년경찰’ 홍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품은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 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영화다.

이 작품에서 강하늘은 배운 대로 행동하는 이론백단 경찰대생 ‘희열’ 역을 맡아 박서준과 호흡을 맞춘다. 걸어다니는 교과서이지만 인간적인 매력까지 갖춘 ‘희열’의 면모를 다양하게 부각시킨 강하늘의 연기는 좀처럼 웃지 않는 언론 시사회 현장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들었다.

“‘청년경찰’은 무더운 여름에 딱 맞는 통쾌하고 시원하게 또 즐겁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에요. 전혀 다른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는 버디무비의 탄생이라고 자부해요. 따지고 보면 버디물은 그렇게 많지 많을뿐더러, 유쾌 상쾌 통쾌한 청춘물 역시 많지 않아요. 20대 마지막에 좋은 작품을 만난 것 같아 기뻐요. 내 인생에 남을 버디물이자 청춘물로 기억될 듯 해요. 물론 정확히 말하면 20대의 마지막 작품은 아직 개봉 전인 ‘기억의 밤’ 이긴 합니다.”

20대 중반 드라마 ‘상속자들’(2013)에 이어 ‘미생’(2014) 등으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배우 강하늘은 이후 영화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 ‘동주’ 재심’ 등으로 쉬지 않고 극장 관객을 만나왔다.

일각에선 강하늘의 전작인 ‘스물’의 유쾌한 청춘 이미지가 떠올려진다는 말도 있었지만, 그는 “‘전작과 이미지가 겹치는 걸 생각 안 해봤느냐?’는 질문도 받는데 그런 질문 이전에 대본의 재미를 먼저 생각한다.” 고 답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전작을 생각하며 ‘이번엔 전작과 다른 이런 이미지를 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하지는 않아요. 대본이 100% 우선입니다. 대본을 읽고 재미가 있으면 합니다.

거기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고, 저는 이것도 내 모습이고, 저것도 내 모습이고 다 제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

영화 ‘청년경찰’ 은 혈기왕성한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과 거침없는 패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청년경찰’ 은 혈기왕성한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과 거침없는 패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청년경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청년경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청년경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 ‘청년경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당신과 나의 뜨거웠던 ‘청춘’을 소환하다



중장년층에겐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이다. 극 중 청년경찰들의 정신적 지주 ‘양교수’ 역으로 분한 성동일은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완급을 조절하는 감정을 선보이며 중장년층 관객까지 사로잡는다. 후반 정곡을 찌르는 한마디는 ‘청년경찰’이 단순 코미디물이 아님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강하늘은 갓 스무살에 (중앙대 연극영화과)대학에 입학해서 청춘을 함께 보낸, 연극에 미친 동기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저까지 포함해서 5명 동기들이 거의 연극에 미쳐있었어요. 학교가 대학로에 있어서,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해서 마로니에 공원까지 관객들이랑 걸어가는 거리극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그것 말고도 비오는 날 공연을 해보자는 의견도 냈거든요. 아이디어만 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정말 실행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모하기도 했는데, 3년 뒤에 그 교수님이 우리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요즘은 너네처럼 미친 사람이 없어서 재미가 줄었다‘고.

열정이 퇴색됐다기보다는 안 되는 이유가 피부에 와 닿게 되면서 현실적인 이유를 찾게 된 거잖아요. 저도 그렇고 싶지 않아서 항상 도전하고 있어요. 사실은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요.“


의욕충만 경찰대생 기준(박서준), 이론백단 경찰대생 희열(강하늘) 두 청춘들의 젊은 에너지와 유쾌한 열정은 공감도를 높이면서 러닝타임 내내 달려간다. ‘청년경찰’의 영어제목이 ‘Midnight Runners’인 것처럼 뛰는 신이나 액션도 어마 어마하다.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희열이는 기준이스럽고, 기준이는 희열이스러워지면서 점차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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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경쾌하게만 바라봐주셔도 좋지만, 중심이 되는 메시지가 깊이가 있어서 더 좋았던 작품입니다. 우리 ‘청년경찰’의 스토리라인이 다른 두 친구가 하나가 되어가면서 동질감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주변에서 시사를 본 뒤 저에게 전화가 와서 ‘ ‘희열’이 너무 웃겨. 희열이 정말 짱이야‘란 말이 저에겐 가장 큰 칭찬입니다.

속도감 역시 기대하셔도 될 듯 해요. 보통 2시간짜리 영화의 현장 편집본이 3시간 30분에서 4시간 가까이 나오는데, 우리 영화 편집본은 2시간 15분이 안 되게 되게 짧게 나왔어요.

1시간 50분까지 상영본까지 잘라내야 하는 분량이 25분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김주환 감독님의 촬영 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현장 편집본을 볼 때도 속도감이 있었는데, 상영본에서 속도감 하나는 기대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8월 여름시장을 겨냥한 ‘청년경찰’은 ‘택시운전사’ ‘군함도’ 등 흥행이 예상되는 굵직한 작품들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게 되면서 부담감이 더해졌다. 물론 강하늘은 “세 영화의 대결에 대해선 한 번 도 생각한 적이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정말 어떤 작품이든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하는 목표가 있어요. 영화를 다 같이 힘들게 찍었는데 슬퍼하는 사람이 생기면 안 되잖나.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그래도 우는 사람은 없는 정도니까 그게 제가 생각하는 목표치입니다. 그리고 ‘청년경찰’이 관객들이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배우 스스로에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 됐으면 해요.”



◆ 강하늘의 국어사전 ‘착하다’ 페이지를 펼쳐보니...



군대마저 재미있을 경험으로 생각하는 긍정주의자, 미담제조기 강하늘과의 인터뷰는 즐거웠다. 보는 이마저 기분 좋아지는 미소는 기본이요. 어떤 질문에도 성심 성의껏 답하는 모습에 어떤 취재진이 이를 마다할까.

그는 “칭찬해 주시는 건 고마운데 항상 그런 건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착한 사람은 아니다” 는 의외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강하늘의 국어사전에 등재된 ‘착하다’라는 진짜 의미가 궁금해졌다.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건 당연히 감사한 일이죠. 사실 ‘착하다’는 표현은 기분 좋은 말이긴 하지만 그 외 다른 부분들을 쉽게 묵살시키는 부분이 없지 않은 것 같아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단면적인 모습만 보고 ‘착하다’고 말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란 건 복합적인 존재잖아요. 순수하게 착하다고만 할 수 없어요. ‘착하다’는 그 말은 단면적인 그 부분만 보지, 다른 건 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착하다’는 수식어가 일종의 선입견을 갖게 해주는 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는 저를 만나는 사람은 웃었으면 좋겠고 즐거워했으면 좋겠어요. 나랑 지내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은 건 당연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착하게 살기 위해 엄청 노력하면서 살고 있진 않아요.“

스스로 허점, 단점도 많다고 말하는 그는 “인간 강하늘은 75점, 남자로선 80점”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배우 강하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어떤 뚜렷한 기준을 두고 준 점수는 아닌데 그냥 75점 정도는 줄 듯 해요. 막연하게 아직까지는 저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너무 좋다는 말도 들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민폐를 끼치거나 상처를 주면서 산 것 같진 않아요.

남자로서는 80점 정도를 줄 수 있겠네요. 사실 친구들에겐 정말 좋은 사람, 의리 있는 남자일 자신이 있는데 이성에겐 좀 부족한 게 많은 것 같아서요. 아직까지는 사랑 보단 우정이 먼저입니다. 이성과의 약속보단 친구와의 약속이 우선이니까요. 물론 저도 여자를 좋아합니다. 그래도 친구가 더 중요합니다. 이상한가요? 하하“

제대 후 강하늘은 30대로 돌아올 예정이다. 환한 미소와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을 듯 하다. 강하늘 표 행복 어록을 2년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마지막으로 살면서 힘이 되는 한마디를 부탁했다.

“에이. 기자님. 왜 그러세요? 제가 스님도 아니고, 그런 힘이 되는 한마디 같은 건 진짜 없어요. 말을 하다보니까 그렇게 받아들여주는 건 있겠지만요. 사실 살면서 내 이야기를 터놓고 할 기회가 많이 없어요. 인터뷰 아니면 이야기할 시간이 없어요. 인터뷰 마지막 날이 되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보통 인터뷰 시간을 재미있어 합니다. 자신이 생각한대로 세상은 흘러간다고 생각해요. (군대에서)즐겁고 재미있게 지내다 오겠습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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