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의 유전정보)이 게놈에 이어 바이오 업계의 차세대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제2의 게놈’으로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체내 미생물의 유전 정보로, 미생물 정보로 난치병을 치료하고 나아가 개인별 맞춤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급부상하고 있다.
7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식·음료업체인 네슬레 그룹 내 자회사 네슬레 헬로사이언스는 지난 달 프랑스 생명공학기업 앙테롬과 손잡고 벤처기업 ‘마이크로바이옴 다이어그노스틱스 파트너스(MDP)’를 설립했다.
MDP는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진단의학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슬레가 약 2,000만 유로(약 266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영양보충제, 치료제를 결합한 혁신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은 장 질환뿐만 아니라 구강질환·피부병·체외 수정을 통한 배아 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관련 스타트업만 24개(지난해 12월 기준)로 집계됐다.
이 같은 행보는 마이크로바이옴이 글로벌 식음료 업계에서도 눈여겨보는 차세대 먹거리라는 사실을 시사해준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동제약(249420)은 지난 5월 벤처기업 ‘천랩’과 손잡고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치료제,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할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 중이다. 천랩이 한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인 만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종근당(185750)바이오도 대사질환·과민성 대장증후군·우울증·아토피 등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진행하는 고바이오랩과 함께 제품 개발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이나 파킨슨병 등의 치료에 관련 있는 것으로 규명되면서 주요 제약사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초기에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대조를 통해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관성에서 이제는 유전자 타입에 맞춘 맞춤형 분석으로 연구 방향이 바뀌고 있어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