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당초 하반기로 예정된 분양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하기 시작했다. 이미 매매시장의 거래절벽이 시작된 상황에서 상반기 활황세를 띠었던 분양시장도 급격히 냉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부동산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일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후 이날까지 건설사들이 하반에 분양하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한 곳은 7개 단지, 총 6,75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청약조정지역에 해당하는 곳은 서울 2곳(2,190가구), 부산 연제구 1곳(1,663가구), 세종 1곳(465가구)이다. 경북 포항 1곳(659가구), 충남 천안 2곳(1,782가구) 등도 분양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8·2대책 이후 분양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곳이 더 많다”면서 “예상보다 강도 높은 대책이 나옴에 따라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이 올지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분양일정을 수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 대책을 통해 오는 9월 분양가상한제를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게 요건을 수정하고 청약가점제 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건설사 입장에서는 청약흥행에 악재인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일정대로 분양을 진행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큰 부담이지만 무작정 미루는 것 역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면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건설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