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구글에도 성차별이?

"여성은 기술직·리더에 부적합" 익명 직원이 쓴 글 파문

구글 로고/블룸버그구글 로고/블룸버그





익명의 구글 직원이 쓴 글이 실리콘밸리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이 ‘다양성 추구’라는 명분 아래 엄연히 존재하는 남녀 간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이 글은 여성이 유전적으로 기술직종에 적합하지 않다는 성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 회사 측은 일개 직원의 그릇된 인식일 뿐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우버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에서 잇달아 성 추문이 불거지는 가운데 나온 이번 괴문서 사건에 실리콘밸리 여성 근로자들의 분노는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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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논란의 발단은 구글의 한 중견 엔지니어가 지난 4일 구글포럼에 게재한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제목의 글이다. 온라인 매체를 통해 외부로 알려진 10쪽 분량의 이 문서는 기술직종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이며 여성이 회사의 기술 및 리더십 직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 “유전적 차이” 때문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여성은 창의적 아이디어보다 단순히 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인내가 부족해 기술직에 적합하지 않으며 신경질적이고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등의 여성혐오적 표현도 들어 있다. 문서 작성자는 “구글의 다양성을 위한 노력이 반대 의견을 침묵시켜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일문화를 만들어냈다”며 구글은 보수주의자를 따돌리는 기업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니엘 브라운 구글 부사장은 이에 대해 “성 차이에 대한 교정되지 않은 인식을 담고 있다”면서 “우리 회사가 인정하고 사내에서 북돋우려는 관점과는 거리가 멀다”고 일축했다. 구글 내부에서도 “다양성을 부정하는 경직된 엔지니어의 주장은 생각할 가치조차 없다”는 비판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WP는 이 문서가 “여성과 소수자에게 부적절하거나 심지어 적대적인 기술업계의 문화를 드러냈다”며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산업 내 다수의 암묵적인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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