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FORTUNE BRIEFING|안녕 유니콘, 환영 IPO!

Goodbye, Unicorns. Hello, IPOs!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실리콘밸리는 한 동안 공개 시장을 멀리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기업공개(IPO)가 시작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간절하게 IPO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스냅의 기업 공개 후, 투자자들은 이 회사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섰다. 더 많은 IT 유니콘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 예상된다.스냅의 기업 공개 후, 투자자들은 이 회사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섰다. 더 많은 IT 유니콘들이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이라 예상된다.



수 년 간 주식시장을 피해 온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 갑자기 IPO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스냅 Snap의 순조로운 데뷔, 뮬소프트 MuleSoft와 옥타 Okta의 탄탄한 초기 성과로 월가와 샌드 힐 로드 Sand Hill Road *역주: 벤처캐피털 회사가 몰려 있는 캘리포니아 멘로 파크의 거리 투자자 모두가 기쁨의 탄성을 지르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히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가 닷컴 붐 이후 IPO 시장 최고의 한 해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누군가가 지난 1999~2000년 있었던 기술업계 버블을 다시 긍정적으로 언급한건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그러나 현재의 IPO 후보 기업들과 닷컴 버블 붕괴를 초래했던 기업들의 공통점은 터무니 없이 높은 기업 가치뿐 만이 아니다: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지난해 5억 1,5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도 현재 기업가치가 245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 스냅이 가장 심각한 경우다. 업무용 IT기업 클라우데라 Cloudera, 옥타, 뮬 소프트 역시 지난해 각각 1억 8700억 달러, 8,350만 달러, 5,000만 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1999년 당시처럼, 수익이 없어도 문제를 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거래 첫 날 옥타 주가는 38%나 급등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오랫동안 성장 스토리(어떤 성공이든 상관없다!)를 갈구해왔는데, 벤처 자금이 투입된 고평가 신생기업들이 정확히 그런 이야기를 제공하고 있다.

유망 스타트업 CEO들이 기업공개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지난 5년간의 상황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화려한 기술 컨퍼런스 무대에서 기업공개를 할 지 물으면, 수십억 달러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 CEO들은 굳이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반문하곤 했다.

돈 때문이라고? 그들에겐 IPO가 필요 없었다. 국부 펀드, 패밀리 오피스, 뮤추얼 펀드, 헤지 펀드처럼 상대적으로 새로운 투자자들-최근 붐 이전에는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았다-이 비유하자면 무료 ‘유기농 간식’을 마음껏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관심을 받기 위해서? 가치가 수 십억 달러로 평가된 스타트업들은 ‘유니콘 *역주: 10억 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비상장 벤처기업 클럽’에 가입하면서 넘치는 주목을 받았다(앞서 언급한 화려한 콘퍼런스 무대는 물론, 잡지와 인기 TV 프로들도 그들을 앞다퉈 다뤘다).

반면, 스타트업이 기업 공개를 하지 않을 이유는 많았다: 창업자들에게 IPO는 계산적인 월가 금융인들에게 세상을 바꿀 자신들의 비전을 공개해야 하고, 소유권이 희석되고, 일부 특권층에게 막대한 중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굴레’에 불과했다. IPO가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그들이 받는 보상이래야 평생 분기별 실적보고에 묶이는 것이었다. 반면 초단타 자동거래 시스템(highfrequency trading bots) 때문에, 과도하게 잡은 매출 실현에 실패하거나 직원들이 어리석은 트윗을 올리는 순간, 주가가 급락할 위험성만 커질 뿐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벤처 자금이 투입된 IT기업들을 위한 IPO 파이프라인이 몇 년 전보다 훨씬 건전해진 것처럼 보인다. 적자를 보는 유니콘 기업들이 존재하는 만큼, 이들의 대규모 손실을 감내할 인수자가 많지 않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일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회사 매각을 시도했지만, 지나치게 부풀려진 기업을 기꺼이 인수할 사람을 찾지 못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벤처 투자자들은 인내심이 바닥나 투자 수익을 오래 기다리지 못한다. 심지어 시중은행, 제2금융권, 사채업자 등의 ‘신규 자금’ 투자자들도 좀 더 신중해지고 있다. 결국 아주 우량한 기업을 제외하곤, 모든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시장에 의존할수 밖에 없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이는 고성장을 하는 흔치 않은 신생기업의 주식과 그에 따르는 모든 위험과 보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는 스타트업 입장에선 더 많은 기업 공개를 뜻하기도 한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은 더 많은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이 기술 산업의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6개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리스트에서 빠졌고, 고작 10개 기업이 새로 진입했다. 유니콘의 시대도 이제 막을 내리는 듯 하다.



■ IPO 현황 보고서




최근의 IPO


▶ 스냅 Snap

지난 3월 진행된 IPO 이후 스냅은 시가총액 245억 달러를 달성했다. 더 많은 IT 유니콘들에게 기업공개를 할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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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타 Okta
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의 주가는 4월 거래 첫 날 38%나 급등했다.

▶ 뮬소프트 MuleSoft
3월 기업 공개를 단행한 이 기업의 현재 가치는 30억 달러에 육박한다.




가시권

▶ 태니엄 Tanium

이 사이버보안 유니콘 기업의 기업공개 전망이 몇 달 전부터 나오고 있다.

▶ 스포티파이 Spotify
이 음악 스트리밍 대기업은 연말 전 기업 공개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PO 대신 직상장(direct listing)을 선택할 수도 있다.

▶ 블루 에이프런 Blue Apron
조리법과 식재료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이 ‘밀 키트 Meal-kit’ 기업은 연말까지 기업 공개를 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소문

▶ 드롭박스 Dropbox

공식적으로 확인은 안됐지만, 회사가 IPO 신청을 준비하기 위해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팰런티어 Palantir
CEO 알렉스 카프 Alex Karp는 자신의 ‘철학’과 IPO는 상충하지만, 현재로선 그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 퀄트릭스 Qualtrics
이 기업 대상 설문조사업체는 ‘IPO 이전’ 단계의 펀딩을 이미 완료했다.



어쩌면 내년에?

▶ 우버 Uber

최근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는 우버의 IPO를 더욱 지연시킬 전망이다. CEO도 ‘가능한 한 오랫동안’ 기업 공개를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 에어비엔비 Airbnb
이 회사는 작년 하반기에 첫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경영진은 적어도 1년은 더 지나야 기업 공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ERIN GRIFFITH

ERIN GRIFF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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