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짝회복하더니...경기 꺾이나] 건설투자·소비·광공업생산 곳곳 이상기류...3% 성장 물건너갈수도

건설투자 6월 6.5%로 줄었는데 '규제' 변수 덮쳐

광공업생산 0.3% 감소·소비 증가세도 둔화 움직임

한은 "경제활력 떨어져...설비투자도 둔화할 것" 진단



8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경기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분석을 냈다. 기재부는 “경기회복세가 견고하지 않다”고 했고 한은은 “경제활력이 떨어져 경기의 변동성도 줄었다”고 진단했다. 수출이 7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최근에는 소비심리도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도 기재부와 한은이 같은 날 ‘경계감’이 묻어 있는 경기진단을 한 것이다. 그만큼 현재의 경기가 낙관을 하기에는 ‘불안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경기의 주요 지표들에서는 경고성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단적인 것이 건설투자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이뤄진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은 지난 3월(전년 대비) 18.1%, 4월 18.9%, 5월 15.1%로 모두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6월부터는 6.5%로 뚝 떨어졌다. 건설투자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4월 34.2%, 5월 17.9%로 고공행진을 하더니 6월에는 0.4%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전체 경제성장률은 2.8%였는데 이 중 건설투자가 1%포인트를 기여했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건설투자가 전체 성장의 35.7%를 차지한 셈이다. 2016년에도 2.8% 성장에 1.6%포인트가 건설투자에서 나왔다. 극단적인 예로 지난해 건설투자가 보합세를 보였다면 2016년 성장률이 1.2%에 그쳤다는 의미다.

우리 경제가 그간 건설에 의존한 ‘외바퀴 성장’을 해왔는데 최근 나온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전체 성장은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어 건설투자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주말 특근 거부에 나서면서 지난해와 같이 광공업생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이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 여파로 광공업 생산은 8월 2.3% 증가에서 9월 1.7% 감소로 돌아섰으며 10월에도 1.6% 쪼그라들었다. 광공업생산의 품목별 가중치를 보면 자동차가 약 10%로 반도체의 2배에 달한다. 반도체 생산이 앞으로 늘어난다지만 자동차에 의해 지표가 부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지표를 보면 3월 3.3%(전년 대비)까지 증가했지만 6월에는 0.3% 줄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재고 조정이 이뤄지며 생산이 12.4% 줄었고 자동차와 기타운송장비도 각각 2.5%, 13.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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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소비는 어떨까. 문재인 정부는 고용증대에 따른 소득 증가, 이로 인한 소비활성화를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망은 밝지 않다. 소매판매는 4월 2.6%에서 5월 1.5%, 6월 1.0%를 기록하는 등 서서히 둔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가계부채가 늘며 소비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는데 최근 당국이 가계부채를 조이기 시작하며 소비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빚을 내 소비하는 패턴’이 끊길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상황도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 6월 청년 실업률은 10.5%로 6월 기준으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심리지수(CSI) 역시 소비지출전망 CSI는 7월 108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향후경기전망CSI도 109로 3포인트 내렸다.

설비투자도 반도체에 의해 급등하고 있어 이를 제외하면 기초 체력이 좋지 않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설비투자는 삼성 등 반도체 업체에서 증가세를 견인했기 때문에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감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설비투자는 4월 14.3%, 5월 19.5%, 6월 18.7% 증가하는 등 급등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예상한 올해 3.0% 성장률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정부는 3.0% 성장을 예상하지만 현 경기 흐름으로 봐서 잘해야 지난해 수준(2.8%)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지만(2.6%→2.9%) 3.0%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이태규·김상훈기자, 빈난새기자 classic@sedaily.com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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