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서울 은평구의 메트로타워에서 은평을 지역의 한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안철수 전 대표의 당권 도전으로 불거진 국민의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당내 동교동계 원로들까지 직접 나서 출마 포기를 촉구했지만 안 전 대표는 “당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출마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오는 27일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 전 대표 반대세력 간의 ‘반안(反安) 단일화’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을 포함해 동교동계 원로들로 구성된 국민의당 고문단은 8일 긴급회동을 열고 안 전 대표에게 출마 결정 철회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홍기훈 전 의원은 “정 고문이 안 전 대표를 만나 출마를 철회하는 것이 정치적 미래와 당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안 전 대표가 출마 철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별도의 단체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동교동계 고문들이 안 전 대표의 출당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일부 고문의 개인적 의견일 뿐 고문단 전체 의견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당권 경쟁주자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 전 대표는) 이회창과 이인제의 길을 가려 하나”라며 “민심을 역행하고 민심의 역린을 건드려 민심의 역풍을 맞아 결국 실패한 지도자의 길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대권 도전 실패 직후 재기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례를 들어가며 출마 포기를 재차 압박한 셈이다.
당 안팎의 계속되는 불출마 요구에도 안 전 대표는 여전히 당권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인천시당 당원 간담회를 열고 “이 한 몸을 던져서라도 당을 살릴 수 있다면 제 미래보다도 당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며 “제가 지금 나서는 것이 좋을지, 과연 당을 살릴 수 있을지 당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불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국민의당이 사당(私黨)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맞받아쳤다.
안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당내 ‘반안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천정배·정동영 의원의 후보 단일화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조배숙·장병완·이상돈·황주홍·장정숙·박준영 의원은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정동영 의원과 조찬모임을 갖고 단일화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선투표 도입 결정이 오히려 안 전 대표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반대 세력끼리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