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 북한발(發) 리스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fire)과 분노(fury)” 발언과 만나 이전과 다른 차원으로 번졌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30전 오른 1,138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 거래일 10원 넘게 뛴 1,135원20전에 장을 마쳤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1,140원대를 뚫고 올라설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랜 시간 반복되면서 시장의 내성을 키웠던 북한 리스크가 이번에는 다른 수위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북한이 미국령 괌을 구체적으로 겨냥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강경한 발언으로 대응했다. 한국 시장에 투자하던 외국인들도 이전과 다르게 경각심을 높이면서 전형적인 위험자산회피 분위기가 퍼졌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자산을 팔아치우면서 원달러 환율은 더 올랐다(원화 가치 하락).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엔화와 금값이 함께 뛰었다. 코스피는 이날도 0.13% 빠진 2365.41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날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미 갈등이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고, 높은 값에 달러화를 팔려는 수요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북한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예측이 어려운 상대인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를 진정시킬 만한 구체적인 재료가 나오지 않으면 상승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위험회피심리가 강한 시장에서 엔화는 크게 뛰고 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3원24전 오른 1,034원72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 거래일 엔화는 원화 대비 종가 기준으로 14원30전 뛰어올라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