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고개드는 야당본색.."與 독주 막아라"

1115A14 정당 지지율




대선 참패 이후 갈 길 잃은 야당들이 본격적인 전열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조직과 노선 리모델링 작업을 가속화하며 야당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자칫하면 지지율 고공행진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압사당해 내년도 지방선거에서도 대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권을 향해 칼을 갈고 있는 각 당의 현황을 살펴본다.




홍준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홍준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洪 권한 강화·측근 전면배치

지방선거 전략공천 부활 검토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홍준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홍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측근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해 홍 대표를 ‘강한 제1야당’ 대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춰 혁신위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천 룰 개정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도입한 상향식 공천제를 철회하고 전략공천을 부활시키자는 것이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한 혁신위원은 “선거 때는 당 대표가 많은 권한을 갖고 인재들을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며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지난 10일 25명의 특별보좌역과 56명의 부대변인을 임명했다. 지역 중심의 특보단을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윤한홍(정무), 강남훈·정장수(공보) 보좌역은 홍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도정 업무를 함께한 측근들이다. 본인의 사람들로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홍 대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혁신위는 당의 제1 혁신 작업에도 홍 대표의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홍 대표가 지난 대선 때 강조한 ‘서민’과 ‘신보수주의’로 당의 얼굴을 새롭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친박 인사에 대한 직접적인 청산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자칫 친박 청산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당의 결속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색깔을 지나치게 입히고 있어 ‘사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앞줄 가운데) 전 국민의당전 대표가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원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앞줄 가운데) 전 국민의당전 대표가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원들과 함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민주당 2중대 꼬리표 떼고

지도부 교체로 반전 모색


대선 이후 드러난 제보 조작 사건으로 존폐 위기까지 내몰렸던 국민의당은 지도부 교체를 통해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11일 후보등록을 마감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에는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정동영·이언주 의원 등 4명이 뛰어들었다. 당초 천정배·정동영 2파전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을 끌지 못하던 ‘8·27 전당대회’ 레이스에 대선후보를 지낸 안 전 대표와 민주당 탈당 이후 문재인 저격수로 나선 이 의원이 가세하면서 당내 갈등을 떠나 일단 흥행몰이에는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안 전 대표가 새로운 대표로 선출될 경우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강한 야당으로서의 선명성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처음 시작하는 정부 100일까지는 지켜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별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곧 새 정부 100일이 다가오는데 대표로 뽑히면 제 나름의 평가를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올바른 방향을 잡고 있는지 국익 차원에서 제대로 견제하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정부 여당과의 대립각을 예고했다. 안 전 대표는 정부의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결정에 대해서도 “공론화 과정이 정부가 계획한 것보다는 좀 더 길어야 하지 않나 싶다”면서 견제구를 날렸다. 이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도 “국민의당은 제3의 길을 걷기 위해 만든 정당”이라며 “제가 대표가 되면 국민의당이 다른 정당의 ‘2중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즉시 불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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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의 이혜훈(오른쪽부터)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민생투어 이틀째인 11일 청주시 육거리시장을 찾아 수박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바른정당의 이혜훈(오른쪽부터)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민생투어 이틀째인 11일 청주시 육거리시장을 찾아 수박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전국돌며 ‘젊은 보수’ 강조

정책 연대로 몸값 높이기

이혜훈 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 지도부는 지난 10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세종·대전·청주·천안 등 충청 지역 곳곳을 돌며 바닥 민심을 청취했다. 대구경북(TK)과 호남, 강원에 이은 4번째 지역민생투어다. 이 자리에는 19대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도 함께했다. 이 대표와 유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들은 10일 대전 한남대 구내식당을 찾아 대학생들과 점심을 같이하면서 청년층의 고민에 귀를 기울였다. 유 의원은 “대전과 충남에서 한국당이나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분들에게 바른정당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문재인 정부와 협력할 것은 화끈하게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야당답게 대안을 제시하며 꾸준히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대선을 통해 ‘젊은 보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합리적 야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도 “제1야당이라 불리는 곳에서 만 가지면 만 가지를 다 반대하고 나서면 결국 바른정당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한국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원내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바른정당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상·류호기자 kim0123@sedaily.com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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