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고진영, 화려한 '고'백

KLPGA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고진영, 시즌 첫 승·통산 8승

막판 27홀서 노보기 버디 14개

"기대 못 미쳤는데…우승 기뻐"

고진영이 13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대회 관계자들이 제주도 전통 물허벅을 이용해 뿌려주는 축하 물세례를 맞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고진영이 13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대회 관계자들이 제주도 전통 물허벅을 이용해 뿌려주는 축하 물세례를 맞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생각대로 다 들어가는 신들린 하루를 보냈다면 그 다음날엔 주춤하게 마련인데 고진영(22·하이트진로)은 달랐다. 조용했던 전반기가 한이 됐다는 듯 또 ‘노 보기 버디쇼’를 벌였다.

2라운드 10번홀부터 27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4개. 고진영이 돌아왔다.


고진영은 13일 제주 오라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반기 첫 대회인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에서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우승했다. 2위 김해림과 4타 차의 완승으로 시즌 첫 승이자 4년간 통산 8승. 지금은 미국에서 뛰는 ‘대세’ 박성현이 지난해 이 코스에서 세웠던 토너먼트 레코드 198타에 1타가 모자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마지막 홀에서 홀에 거의 걸친 버디 퍼트가 그대로 떨어졌다면 타이기록을 찍을 수도 있었다.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상금랭킹 20위에서 단숨에 11위(2억5,300만원)로 올라섰다. 고진영이 이대로 상승세에 올라탈 경우 상금 1~3위인 김지현, 이정은, 김해림이 이루는 3강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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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11~18번홀에서 8연속 버디로 KLPGA 투어 단일 라운드 연속 버디 타이기록을 작성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12m 버디 퍼트는 물론 칩인 버디까지 터졌다. 1라운드에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8위였던 고진영은 2라운드에는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최종 3라운드. 연장전이 예상되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지만 고진영은 14번홀(파4) 5m 버디로 잡은 승기를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전반에는 버디 2개에 만족해야 했지만 ‘약속의 후반’에 접어들자 버디 4개가 더 쏟아졌다.

2014년 데뷔한 고진영은 그해 1승에 이어 2015·2016년에 3승씩을 거둔 국내 투어 간판이다. 지난해 대상(MVP)을 차지하고 상금 2위에 오르면서 박성현이 떠난 올해 필드를 평정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고진영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윙 교정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고 미국 투어에 간간이 나가느라 컨디션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손목 부상도 겹쳤다. 고진영은 “많은 분들의 기대 속에 부담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기대에 걸맞지 않게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는데 이번 우승은 그래서 더 기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는 (박)성현이 언니를 따라가는 입장이라서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몰아붙였다. 근데 언니가 미국에 진출하고 아직 부족한 상황인 저한테 기대가 쏟아지다 보니 중압감이 컸다”고 돌아봤다. “항상 앞만 보고 달렸는데 대회 전에 가족여행으로 제주도에 일찍 내려왔다. 한라산 정상을 7시간 만에 오르면서 잃었던 여유도 되찾았다”는 고진영은 치매로 고생하는 할아버지 얘기를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2라운드 선두 오지현은 4타를 잃어 8언더파 공동 11위로 밀려났다. 박인비는 3오버파 공동 56위. 국내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회에 17차례 참가했으나 우승이 없는 박인비는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국내 첫 우승에 재도전한다.

/제주=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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