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사동', '낙원동' 등 아직 일제식 잔제 표기 국내 30% 남아

조선총독부가 1912년 발간한 ‘지방행정구역명칭 일람 /연합뉴스조선총독부가 1912년 발간한 ‘지방행정구역명칭 일람 /연합뉴스


광복 72주년을 맞은 현재도 창지개명 주 희생양이 된 서울은 아직도 약 30% 일본식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땅이름학회는 지금이라도 일본이 제멋대로 명칭을 붙인 지역을 찾아 제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필수코스인 인사동과 낙원동, 예술가 거리로 이름난 동숭동 등 많은 지명도 아직 일제식 표기 잔제가 남아있다.


1910년 조선 국권을 강제 침탈한 일본제국은 국토의 고유 명칭을 일본식으로 바꾸는 이른바 ‘창지개명’을 추진했다. 이는 흔히 알려진 ‘창씨개명’과 같이 조선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일본과 동화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당시 일본은 ‘행정구역 폐합 정리’라는 명분으로 조선의 군 97개, 면 1,834개, 리·동 3만4,233개 이름을 지우거나 다른 명칭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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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정부는 지워진 국토 이름을 되찾기 위해 관련 사료 등을 검토했으며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일대에 붙여진 ‘장기갑(岬)’을 ‘호랑이 꼬리’를 뜻하는 호미곶(虎尾串)으로 바꾸는 성과도 거뒀다. 그러나 36년간 굳어진 지명을 모두 바꾸는 데 한계가 있었고 아직 남아있는 지명이 약 3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복숭아 나무가 많다고 붙여진 ‘복삿골’, 대추나무를 본떠 지은 ‘대춧말’, 풀이 무성해 불린 ‘서래’, ‘서리풀이’ 등 순우리말 지명 등 아직 바꿀 곳이 남아있는 상태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예전 우리 조상들이 지은 지명을 보면 익살과 정감이 넘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났다”며 “광복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우리 이름을 되찾지 못하고 일본식 지명으로 불리는 동네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하루빨리 제 이름을 찾아 곳곳에 스며든 일본식 잔재를 청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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