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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어려운 드라마? 현실담은 드라마!”…‘조작’, 후반부 어떻게 풀까

“지금까지는 많은 등장인물의 스토리를 배열하는 형식이었다면 오늘부터는 사건과 드라마 위주로 넘어간다. 또 다른 챕터를 열 것”(엄지원)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조작’이 단순히 동시간대 1위 드라마가 아닌 진정한 사회 고발 드라마로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사진=서경스타 DB/사진=서경스타 DB


SBS 월화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 기자간담회가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문성근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조작’은 정체불명 매체 소속의 문제적 기레기 한무영(남궁민 분)과 상식을 믿는 소신 있는 진짜 기자 이석민(유준상 분),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안 놓는 정열적인 검사 권소라(엄지원 분)가 하나로 뭉쳐 변질된 언론에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남궁민은 괴짜 매체 애국신문을 대표하는 특급 기레기 한무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형 한철호(오정세 분)를 둘러싼 비극적 에피소드로 역할의 입체감을 살렸다. 유준상은 대한민국 대표 보수언론 대한일보의 스플래쉬 팀장 이석민 역을 맡아 날카로운 소신과 정직한 신념을 품은 진짜 기자 캐릭터를 연기 중이다.

엄지원은 한 번 문 사건은 절대 놓지 않는 화통하면서도 정열적인 검사 권소라 역으로 걸크러시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문성근은 대한일보의 편집권을 움켜쥔 실질적인 권력자 구태원 상무로 분한 문성근은 8년 만에 브라운관 복귀임에도 명품 악역의 클래스를 뽐내고 있다.

네 사람 모두 극 중 언론인, 법조인 등 전문직을 연기하는 만큼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유준상은 “실제 기사를 보면서 진짜 기자라면 어떻게 썼을지 생각해 본다”고, 엄지원은 “소라를 이해하기 위해 검사들이 임용될 때 하는 선서까지 찾아봤다”고 말했다. 특히 엄지원은 “다 외우지는 못하지만 촬영할 때 문구를 한 번씩 읽고 촬영 한다”며 현장에서 선서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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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어 ‘조작’은 지난달 24일 첫 방송 이후 부동의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왕은 사랑한다’와 KBS2 ‘학교 2017’이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할 때 분명 선전 중이다. 그러나 첫 방송에서 11.6%, 12.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치고나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10.1%, 11.4%를 나타냈다.


장르물인 만큼 중간 시청자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일까. 이에 SBS에서는 광복절 연휴를 맞아 1회부터 12회를 약 70분에 압축한 ‘조작 모아보기’를 편성했다. 한무영, 이석민, 권소라가 처음 인연을 맺은 5년 전 민영호 회장 로비 리스트 사건부터 세 사람이 공조를 시작하게 된 현재의 이야기까지가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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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역시 드라마가 다소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유준상은 “‘조작’은 현시대를 유추할 수 있는 드라마다. 사실 어렵다고 하는 분도 계신다. 그럴 수 있다. 저희가 대사를 하면서도 여러 번 맞춰본다. 문장 자체가 잘 표현하지 않았던 문장이다. 대사가 어렵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한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다른 드라마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을 쫓아가는 인물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식이다. 저희는 무영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 다음에는 성민이, 또 그 다음은 소라가 당한다”며 “드라마적 사건을 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놓여있는 네 인물을 섞어가기 때문에 전개 방식에 생경한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기존 드라마와 달라서 매력 있다”고 설명했다.

남궁민도 ‘조작’만이 가진 타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덧붙여서 설명했다. 그는 “한무영은 오로지 형의 복수만을 위해 살았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있다”며 “기레기이지만 조금 더 기자답게 변모하면서 세 사람이 공조하는 것이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보여드릴 수 있는 포인트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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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2012년 형사와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추적자’를 시작으로, 2014년 검사의 세계를 담은 ‘펀치’와 기자들의 삶을 이야기한 ‘피노키오’를 방송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초 방송된 ‘귓속말’에서는 법을 이용해 도적질을 일삼는 판사와 변호사를 비판했다. 이번 ‘조작’ 역시 현실을 반영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문성근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헌법 1조다. 국민이 주인으로서 더불어 어울려 사는 나라라는 개념이다. 민주주의 안에서는 다양한 의견, 다른 의견이 있을 때 토론을 하고 정 안되면 표결로 의사를 결정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밥줄을 잘라버렸다는 것은 매우 저렴한 행태다”라며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저렴한 세력’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부연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안에서는 국회의원들이 그렇다. 기득권과 조직의 이익에 복종하라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응징한다. 뒷부분에서 어떻게 풀릴지 저도 아직은 모른다”며 “작가가 기득권 체제의 무게를 느끼면서 쓰고 있다는 생각에서 유추해본다면 피부병 같은 사연은 해소 되더라도 근본 구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짐작한다. 작가와 감독이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는 모르겠다. 굉장히 기대를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작’은 32부작으로 편성됐다. 오늘 오후 10시에 13, 14회가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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