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인 장소특정 공연 ‘천사 - 유보된 제목’을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앞서 시즌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형식적 실험의 작품들을 선보였던 남산예술센터의 2017 시즌 레퍼토리로, 지난해 선보였던 ‘아방가르드 신파극’ ‘변칙 판타지’ 등에 이어 극장의 관성을 탈피하는 또 한 번의 시도다.
이 작품의 특징은 매 회 한 명의 관객이 60분간 극장 공간을 체험하며 극을 관람한다는 것. 극장에 도착하는 관객은 MP3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평소 관객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극장의 공간들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VR을 통해 그동안 살펴본 공간을 다른 관점으로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서현석 연출은 앞서 영등포 시장(‘영혼매춘’), 세운상가(‘헤테로토피아’), 서울역(‘헤테로크로니’) 등의 장소에서 징소 특정 공연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들 작품은 관객들이 특정 장소에서 여정을 이어가며 느끼는 감정에 주목하도록 하는 퍼포먼스로 서 연출의 작품에서 관객은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참여하는 주체가 된다.
작품의 제목은 나치를 피하는 긴 여정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철학가 발터 벤야민의 ‘역사철학테제’를 인용한 것이다. 이 글에서 죽음을 앞둔 벤야민은 본인의 애장품인 파울 클레의 드로잉‘새로운 천사’를 두고 실현되지 않은 구원에 대한 희망과 절망을 이야기했다.
서현석 연출은 “‘천사 - 유보된 제목’은 벤야민의 문학적 상상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거칠면서도 고독하고 몽환적인 연극적 상황을 제안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매일 40명씩(총 240명), 사전 예약한 시간에만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 공연 등 예매사이트에서 가능하며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전석 3만원(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