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소상공인의 영원한 스마트 등대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커진 가운데 10년쯤 전부터는 과잉 경쟁과 대량 폐업 문제가 부각됐다. 세계 금융위기까지 이어져 직장을 잃은 많은 이가 한꺼번에 창업에 나서 여건은 더욱 힘들다. 과도한 비중, 치열한 경쟁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는 대책을 마련했다. 소모적 과잉 경쟁을 줄이고 준비된 창업을 늘리려는 것인데 그 내용의 하나로 상권정보시스템이 들어 있다.

상권정보시스템은 계속 보강돼 정확도가 2011년 83%에서 현재 91%까지 높아졌고 2개 업종에 그치던 과밀지수는 30개 업종까지 늘었다. 첫해 12만건의 이용실적은 지난해 90만건이 됐다.


험한 길밖에 없는 생계형 창업이라면 창업자는 한정된 자금과 시간으로 더 준비된 창업, 새 입지 발굴, 업종 전환 중 하나를 골라야만 한다. 정확한 경쟁 상황 파악만이 성공 창업의 완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뜻이다. 이용만족도가 89%에 달하는 것을 보면 상권정보시스템은 한 줄기 빛을 찾던 소상공인에게 바른길을 알려주는 등대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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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의 3년 생존율이 2008년까지 조금씩 상승한 의미 있는 결과를 보면 상권정보시스템이 나름의 역할을 다해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3년 생존율은 다시 하락해 40%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전반의 여건이 더욱 어두워진 데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금융위기 이후 뉴노멀로 불리는 성장잠재력 위축, 경기회복 지연 같은 전 세계적 불황요인과 2년 연속 2%대 성장, 수출 감소라는 내부 경제 여건도 문제가 된다. 수출이 분위기를 바꾸고 있지만 아직 내수는 냉랭하다. 서민들과 서민경제의 한 축인 소상공인들에게 충분한 온기가 미치지는 못한 것 같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라는 등대 역할에 더해 ‘이럴 때 이렇게’라는 분석과 예측·조언의 추가가 당면한 과제가 된다. 길을 잃지 않도록 창업 금지 빨간불 신호, 업종 변경 회전 신호, 더 필요한 준비 알람 신호를 갖추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금융 분야에서 뜨는 새로운 대세, 로보어드바이저 같은 인공지능(AI)을 소상공인 분야에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주요 첨단기술인 AI와 같이하는 자문·컨설팅시스템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지만 과밀업종 지역에 30㎡의 가게 자금만 있는 경우라면 방향을 말해주는 ‘AI 스마트 등대’를 떠올려본다. 다양하게 축적된 정보가 있으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 이뤄지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업종별로 예보하는 창업기상도를 만들어 306만명의 소상공인, 44만명의 창업자 모두 웃음과 희망을 찾아내게 하는 소상공인 지원 기관, 정보기술(IT) 전문 기관, 금융기관의 아름다운 협업의 만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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