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이 시즌2로 돌아왔다. ‘괜찮아 괜찮아!’라는 부제를 달았던 시즌1의 키포인트가 ‘부모와 자식’이었다면, ‘너는 내 운명’이라는 부제를 단 시즌2의 키포인트는 남과 여, ‘부부’이다. 다양한 분야의 커플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남자’와 ‘여자’ 입장에서 바라보고, 운명의 반쪽을 만난다는 의미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의 가치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이하 ‘동상이몽2’)은 MC 김구라와 서장훈의 진행 하에 이재명 시장부부, 추자현-우효광 부부, 이지애-김정근 부부가 출연하고 있다. ‘동상이몽2’은 결혼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부터, 결혼 26년차 부부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Q. ‘동상이몽2’의 부제는 ‘너는 내 운명’으로 키포인트는 ‘부부’이다. 이 같은 키포인트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시즌1을 하면서 거의 마지막 에피소드였던 것 같다. 엄마와 아빠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고민인 중학생이 나왔는데, 그 고민을 푸는 과정에서 부부이지만 서로의 입장이 너무 달랐고,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게 풀렸었다. 시즌2를 하기에 앞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같은 이야기가 나왔고, 농담 삼아 시즌1은 부모와 자녀였으니, 시즌2는 ‘사랑과 전쟁’을 콘셉트로 해보자 했던 것이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이 됐다.”
Q. ‘동상이몽2’의 인기가 뜨겁다. 이 같은 인기를 예상한 적 있느냐.
“인기를 예상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웃음) 사실 저도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 주실 지 잘 몰랐다. 그냥 냉정하게 말씀을 드리면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의 경우 ‘우블리’라는 보편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탄생한 덕분인 것 같다.”
Q.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셀러브리티를 대상으로 한다. 대상자를 바꾼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동상이몽2’ 시간대가 월요일 심야이다. 사실 시즌1때의 경우 처음 편성 받은 시간대가 토요일 10시대로 ‘그것이 알고싶다’가 하기 전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전에 방영이 되는 만큼 조금은 무거우면서도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룰 수 있었던 반면, ‘동상이몽2’는 처음부터 시간대가 아예 월요일 심야가 돼 버리니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들어갈 수 있었으면 했다. 부부의 하루 일상을 모두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을 섭외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뿐 아니라,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조심스럽고 민감한 부분도 있기에 이에 따른 부담도 있었다. 저희의 섭외 포인트는 ‘남의 이야기’이지만 보시는 분들이 호감과 호기심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연인, 부부들이었다. 방송에 대해 서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지점에 있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이 되지 않은 셀럽 부부들이 섭외의 핵심적인 지점이었다.”
Q. ‘동상이몽2’에 나오는 부부들의 선정기준이 있다면?
“섭외하기 힘든 분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섭외를 하려고 보다보니, 예능을 하는 분들 중 TV에 나오지 않은 부부가 없더라. 우리 팀원 중 외주감독과 작가가 있는데, 이들의 경우 ‘동상이몽2’를 하기 전 기획이 조금 늘어지다 보니 그 사이 대선 알바를 한 적이 있었다. 섭외에 대해 고민을 하니 제게 ‘이재명 시장 부부가 너무 친밀감이 좋고, 예능에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을 해 주더라. 그 말을 듣고 이재명 시장 보좌관에게 툭 던졌는데, 보좌관들이 이구동성으로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실 경선 때부터 찍고 싶다고 미리 콘택트를 했었고, 꾸준히 설득에 들어갔었다.”
Q. 이재명 시장이 나오면서, 정치인들의 잦은 방송출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회가 더 많이 선진화가 되면, 리얼리티에 누구나 나올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비단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인이라든지 CEO등 여러 방면에서 유명한 이들이 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외국은 그런 리얼리티가 많고, 도널드 트럼프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대표적인 것 같다. 우리도 언젠가 그런 시대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Q. 일각에서는 예능프로그램 활동을 통한 ‘이미지 정치’를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시선도 있다.
“이미지 정치라기보다는 이 모든 것을 그냥 방송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미지 정치’라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 같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이미지가 실체가 만나는 것이다. ‘리얼리티’라는 점은 한 사람의 실체를 보여주지만 예능인만큼 어느 정도 다듬어진 부분도 있다. 결국 리얼리티예능은 실체와 가상, 토탈의 합인 것인 것이고, 시청자들은 그 사이에 있는 이미지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만약 이재명 시장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저건 가짜야’라고 보실 것이고,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짜’로 보실 것이다. 자기가 보고자 하는 시각에서 보고자 하는 것이다. 저희는 그 분의 가장 가까운 실체를 찍고 있다고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
Q. 결혼생활 25년차가 된 이재명시장 부부의 일상을 다루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 것 같다.
“이재명 시장의 부부의 일상을 보다보면 ‘내가 저렇게 늙어가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살다보면 아이들은 결국 떠나고 남는 것은 부부’라는 것이다. 이른바 ‘빈 둥지 증후군’이라는 것이다. 결혼을 한지 25년이 지나면 이제 자녀가 아닌 서로를 보면서 맞춰가게 되는 것이 있더라. 제 친구들을 살펴보면 남편과 같이 살게 되면서 갈등이 심해지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남편과 더욱 가까워지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그런지 이재명 시장 부부를 보면서 더 공감 될 때가 많다. 이재명 시장 집안의 경우 오래된 물건들이 많다. 그런 곳에서 오는 에피소드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노환, 그리고 자세나 생활습관에서 오는 질병들을 다루는데, 정말 현실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 포인트들이 많았다.”
Q. 서혜진 PD가 보는 이재명시장 부부는 어떠한 것 같은가.
“두 분은 맞춰가려고 노력을 하시더라. 이상한 것이 이재명 시장의 경우 편집을 하면서 울컥할 때가 많다. 뭐랄까, 제 결혼생활의 미래 같다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특히 5회 차를 편집할 때 그렇게 눈물이 났다. 이재명 시장의 아내 분의 그 짠한 표정이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편집을 할 때도 울었고, 방송이 나간 이후에도 울었다. 울 때마다 나도 내가 왜 이러나 싶다.(웃음)”
Q. 재미있는 것은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동상이몽2’의 MC 김구라와 서장훈 둘 다 모두 ‘돌아온 싱글남’이라는 점이다. 의도했던 점이었는가?
“시즌1할 때 서장훈씨가 패널로 앉아계셨는데, 이번 시즌에 유재석씨가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MC 김구라 서장훈이 됐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돌싱남’인 MC들이 보는 결혼생활이 재밌겠다 싶더라. 두 분 다 오글거리면서도 달달한 것들을 못 견뎌 하시더라. 편집을 하다보니 스튜디오에서 출연진들의 리액션을 다 보는데, 재미있는 것은 어김없이 달달한 것이 나오면 두 분 다 진짜 뚱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이다.(웃음)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게 쌓이는 것 같다. 그리고 김구라의 경우 현재 나이가 쉰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그 역시 결혼생활을 해 오지 않았느냐. 이재명 시장이 보여주고 있는 ‘빈 둥지 증후군’이나 ‘오랜 결혼생활을 하고 다시 늙어가는 부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다. 그래서 이재명 시장이 보여주는 ‘남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비판을 하기도 하고, 이해를 하기도 하면서…나이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높다.”
Q. ‘동상이몽2’를 연출하면서 가장 보여주고 싶은 핵심 주제가 있는가.
“개인적 고민이기도 하지만 저도 어느덧 결혼 19년차 부부가 됐더라. ‘동상이몽2’를 연출하면서 ‘남편과 왜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저의 어떤 애환과 페이소스가 ‘동상이몽2’에 담기는 것 같다. 처음 ‘동상이몽2’를 기획 할 때 ‘우리가 헤어지지 않는 31가지 이유’라고 했고, 이걸 통해서 결혼의 모든 것을 다뤄보자 싶었다. 우리가 지지고 볶고 살아가지만, 이래서 헤어지지 않는다는, 결혼에 모든 것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이재명 시장을 통해 30년차 부부의 내공과 갈등을 추자현-우효광 부부를 통해 신혼의 달콤함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