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내 증시가 대외 불확실성에 주춤한 가운데 유통주식이 거의 없는 품절주가 이상 급등을 지속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기반을 둔 상승세가 아닌 수급에 따른 이상 급등은 이내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섣불리 추종매매에 나섰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구 제조 업체 양지사(030960)는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73% 급등했다. 이달 초 5,000원대였던 주가는 18일 종가 기준 9,890원으로 1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부동산 임대 업체 신라섬유(001000)도 이달 들어 13거래일간 34%나 상승했다. 주가는 7월18일 기록한 최저가(1,580원) 대비 한 달 만에 2배 이상 뛰어올랐다. 양지사와 신라섬유의 공통점은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75%가 넘어 유통주식 수가 발행주식 수에 대비해 현저히 적은 ‘품절주’라는 것이다. 품절주는 실적 등 펀더멘털과 관련 없이 수요·공급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기 쉬운 주식으로 특히 주식시장이 침체됐을 때 가장 활발히 주가가 변동한다. 실제로 이달 들어 품절주는 급등했지만 코스피는 1.8% 하락했고 코스닥은 1.05%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는 조정을 맞았다.
이 같은 품절주는 유통물량이 적기 때문에 작전세력이 개입하면서 일반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다. 앞서 지난해 코데즈컴바인은 ‘묻지 마 급등’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해 현재 주가는 2,000원대 수준이다. 상장폐지에 몰렸다가 되살아난 나노스 역시 지난달 이상 급등을 보이면서 ‘제2의 코데즈컴바인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거래소에서는 품절주의 이상 급등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해 관련 대책을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적용 사례는 거의 없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무엇보다 투자자의 신중한 투자가 우선”이라며 “자칫 투기세력에 휩싸여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