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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품위녀’ 김희선 “아이 엄마 역할, 선뜻 손이 안가기도 했다”

“김희선 천하? 듣기 민망하지만 한 편으론 좋죠. 계속 전성시대를 만끽하고 칭찬받고 싶어요.”

배우 김희선의 전성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1993년 SBS ‘공룡선생’으로 연기를 시작한 이래로 그는 숱한 히트작을 배출했다. 특히 ‘목욕탕집 남자들’, ‘프로포즈’, ‘미스터Q’, ‘토마토’로 이어지는 1990년대 활동은 김희선을 한국 대표 배우로 올려놓기에 충분했다.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2007년에 결혼하며 활동이 뜸해지는가 싶었다.




/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사진=힌지엔터테인먼트


그러나 김희선은 결혼과 출산 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신의’, ‘참 좋은 시절’, ‘앵그리 맘’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예능에도 얼굴을 비추며 ‘제2의 전성기’라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 이에 대해 “제2의 전성기가 8번은 왔다”고 우스갯소리를 한 김희선이다. 이쯤 되니 김희선의 전성기는 8번이 아니라 8을 엎어놓은 무한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김희선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품위있는 그녀’는 요동치는 욕망의 군상들 가운데 마주한 두 여인의 엇갈린 삶을 그린 드라마. 마지막 회 시청률 12.065%(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JTBC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썼다. 뿐만 아니라 김희선은 tvN ‘섬총사’에 고정출연하고 JTBC ‘아는형님’ SBS ‘미운 우리 새끼’에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예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우새’ CP가 예전에 제가 출연한 ‘화신’ CP였어요. 스페셜 MC체제로 바뀌면서 처음에 나가기로 했는데 ‘섬총사’와 겹쳐서 미뤄졌어요. 최근 출연했는데 어머님들이 ‘품위녀’를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섬총사’는 ‘아는 형님’을 계기로 출연하게 됐어요. (강)호동 오빠가 추천해줬죠. 드라마가 안 되면 예능에서 설쳐서 그런가 싶을 텐데 잘 돼서 다행이에요.”

결과적으로 드라마와 예능 모두 성공시킨 김희선이지만 임하기 전에는 부담도 있었다. 두 가지를 병행한다는 데서 오는 걱정이었다. 그래도 요즘은 시청자들이 예능은 예능으로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줘서 다행이라고. 그 중 ‘섬총사’는 드라마와 병행하기에 알맞은 예능이었다. 4박 5일만 촬영하면 한 달 치 분량이 나와 나머지 시간은 여유 있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다. 섬에 가니 힐링도 되고 겸사겸사 일석이조다.

“섬 주민 분들에게 필요한 것을 선물해드리고 싶었어요. 밥을 차려드리는 것도 의미 있지만 해먹고 나면 잊히기 쉽잖아요. 벤치를 만든 것도 그래서예요. 항상 생각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서요. 사실 톱질하고 못 박는 게 요리보단 쉽더라고요. 요리는 손맛이 있어야 돼서(웃음). 처음에는 정자를 하려고 했는데 크레인도 와야 되고 일이 커지 길래 벤치로 시작했어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셨죠.”


드라마에서는 눈부신 미모와 안정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예능에서는 또 털털하고 친근한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가히 김희선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 사실 김희선이 ‘품위있는 그녀’를 선보이기 전에는 과연 그가 90년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섞인 우려도 있었다. 김희선 말고도 90년대 비슷한 시기에 함께했던 배우들의 컴백 성적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던 것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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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는 분들이 나오니까 너무 좋아요. 염정아 언니도 영화를 다시 하고 반갑죠. 물론 성적이 좋으면 더 좋죠. 잘못하면 마지막에 제가 뒤집어 쓸 뻔 했어요. 그렇다고 김희선이 기를 살렸다는 말은 또 그래요. 다른 언니들이 보면 기분 나쁠 수 있잖아요. 반드시 성적이 좋아야 되는 건 아니지 않나 싶어요. 활동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죠.”

드라마도 흥행했고 호평도 많이 받았지만 분명히 과거와는 달라진 것이 있다. 김희선도 아줌마가 됐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으니 당연한 호칭이다. 그러나 배우로서는 피하고 싶은 단어이기도 하다. 김희선도 역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결혼하고 들어오는 시나리오 속 역할 자체가 이전과는 다르니 씁쓸한 면도 있었단다.

“그래도 혼자 다짐해요. ‘애도 안 낳았는데 아줌마 소리 듣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하면서 예쁜 엄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고요. 물론 그렇게 해도 아이가 있는 역할을 보면 선뜻 못하겠는 게 있어요. 아이 엄마여도 매력 있는 역할 하면 되지 싶지만 막상 작품을 고를 때 손이 안 가는 거예요. 덜덜 떨리고.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됐나 싶기도 해요. 그래도 이렇게 반응이 좋으면 다 잊어요. 만약에 반응이 안 좋아서 ‘한물갔네’ 소리를 들으면 속상하겠죠.”

지난 작품 ‘앵그리맘’에서도 그렇고 이번 ‘품위있는 그녀’에서도 자식이 있는 엄마 역할을 맡았다. 아직은 작품 선택이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본인이 결정한 바는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그 결과 배우로서도 자랑스럽고 엄마로서도 자랑스러워졌다. 딸 친구들이 김희선을 알아보게 된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만족하는데 아이와 친구들까지 좋아해주니 더욱 좋다고.

김희선은 ‘품위있는 그녀’가 너무나도 잘된 만큼 차기작을 고르기 힘들기도 하다며 웃음 섞인 걱정을 했다. 그러나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정반대의 역할을 고를 생각은 없단다.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이라면 얼마든지 다른 방향으로 변주하며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다음에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어거지로 다른 역할을 찾고 싶지는 않아요. 비슷한 역할이어도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잖아요. 우아진과 비슷한 역할이 들어와도 ‘품위있는 그녀’와는 또 다르게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굳이 강박관념에 쌓여서 다른 걸 보여줘야지, 다음에는 형사로 해야지 그러지는 않고 싶어요.”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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